▲선발 출전하는 선수들의 명단을 기록담당 학생에게 전달하고 있다
박영우
이만수 감독은 이후 성인 사회인 야구팀, 배명중학교 엘리트야구부 등 강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선수 파악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팀은 연이어 패배했고 선수들은 상심한 모습을 보였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에게 야구를 통해 인생을 배워갈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선수파악만큼이나 학생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패배 속에서 상심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 시련을 이겨내는 방법을 야구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선수들은 이만수 감독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후 승승장구했다. 성남고등학교와의 예선 첫 경기를 2:1로 승리로 장식하며 기세를 잡은 배명고는 대원고등학교를 9:1, 서울고등학교와 삼성고등학교를 각각 10:0, 13:1로 이겼다. 라이벌인 동북고등학교만 잡으면 3년만에 본선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3년간 동북고등학교와의 상대전적은 3전 1무 2패. 특히나 2패는 모두 콜드게임으로 패하면서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전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역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동북고등학교에게 6점을 내주었지만 이만수 감독이 가르침으로 길러진 인내심으로 볼을 잘 골라내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5전 전승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야말로 기적의 순간이었다.
이만수 감독은 본선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서울시 학교스포츠클럽리그 우승을 바라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선수들 역시 그러했다. 이만수 감독의 훈련을 묵묵히 수행했고 실력은 나날이 늘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서울시 최고의 학교스포츠클럽팀을 가리는 본선 경기에서 지난해 준우승팀 장충고등학교를 7:2로꺾고 결승에 진출했고, 구일고등학교와의 결승전에서 14:2로 크게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