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군의 브랜드슬로건은 일연스님이 지은 삼국유사를 빌려왔다.
군위군
의성 아래에 있지만 군위의 고장말은 대구, 칠곡과 함께 경북 남부 방언으로 가를 수 있는 고장이다. 의성부터 안동 등 북부지방은 의문형 어미를 '~니껴'로 쓰지만 군위는 칠곡이나 대구처럼 '~는기오'를 쓰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평서형 어미로도 북부지방의 '~니더' 대신에 '~구마'를 쓰는 곳이 군위다. 현진건의 단편소설 <고향>의 주인공이 쓰는 사투리, "그런기오. 참 반갑구마. 나도 서울꺼정 가는데. 그러면 우리 동행이 되겠구마"는 대구 근교의 사투리로 추정되는데 여기서도 군위와 같은 고장말이 쓰인 것이다.
농기구 '삽'을 '수금포'라고 말하면 의성 사람은 못 알아듣지만 군위 사람은 알아듣는다. 이 역시 군위 지역이 경북 남부 방언권에 속한다는 표지다. '수굼포'는 네덜란드어로 '삽'을 뜻하는 '스콥(schop)'에서 차용한 일본어 '스콤푸'에서 왔다.
그래서인가, 칠곡이 고향인 나는 군위에 대해서는 의성이나 안동보다 훨씬 가까운 고장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 낯선 고장이라도 말투가 비슷한 것은 뜻밖의 친화력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아미산 입구의 텅 빈 주차장에 도착한 것은 1시 반께. 구름다리 너머 곧추선 벼랑 위의 바위 봉우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해발 737.3m의 이 산에 왜 '아미산'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중국의 어메이산(峨嵋山)은 중국 도교와 불교의 성지다. 여기 말고도 강원도 홍천과 충청도 보령에도 아미산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