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 기생하며 자라는 담쟁이인 송담을 말려 잘게 잘라놓은 모습. 높은 산 큰 소나무에 붙어 있으며 늦가을에서 겨울에 채취한다고 한다
박석철
다음은 내가 막내의 당뇨를 치료하기 위해 시도했던 민간요법이다. 이것 때문에 막내의 당뇨가 나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방법도 있음을 참고 바란다.
4월 중순 막내가 동네병원에서 당뇨진단을 받던 날 밤, 부산에 있는 친구에게 울먹이며 전화해 이 사실을 알렸다. 친구는 고맙게도 다음날 새벽같이 출발해 아침 7시쯤 우리집에 도착했다. 효능있는 물이 있다는 소식을 알려주려고 밤을 샜다는 그는 울산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약수터를 소개했다. 자기가 울산에 있을 때 당뇨 등 효험을 봤다며 적극 권장했다.
친구의 안내로 반말들이 물통 4개를 구입해 약수터로 갔다. 이 물은 유황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고 했다. 먹어 보니 계란 삶은 듯한 냄새가 났다. 약수터 주변에는 벌들이 윙윙거리며 모여 있었다. 막내와 우리 가족은 7개월간 이 물을 마시고 밥을 짓고 국을 끓여 먹었다.
막내에게 당뇨가 온 후 나는 눈물이 잦아졌다. 지역에서는 모질고 독한(?)기자쯤으로 소문난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당뇨 호소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런 모습을 본 지인들은 모두 의아해 하는 눈치였다. 강해져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막내가 당뇨 약을 먹은 지 3주쯤 지난 4월말, 나는 고교 선배님의 가게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예의 이같은 호소를 했다. 이 모습을 본 한 남자가 내게 "말굽버섯을 주겠다"고 했다. 그는 가을이면 송이를 채취하는 등 틈만 나면 산에 올라 약초와 버섯을 캐는 것이 취미이자 부업이라고 했다.
처음 본 그 남자는 바로 다음날 내게 말굽버섯을 선물했다. 돈도 받지 않았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그에게 들은 대로 말굽버섯을 차처럼 끓여 막내는 물론 온 가족이 물처럼 마셨다. 그로부터 3주일 뒤 그 남자는 다시 연락을 해와 "말굽버섯처럼 좋은 것을 주겠다"고 했다. 그것은 지난해 겨울 경북 영덕의 높은 산에서 채취해 말려 놓은 '송담'이었다.
검색 결과 송담은 소나무에 기생하며 자라는 담쟁이인데 당뇨와 암 예방 등에 좋다고 나와 있었다. 그에게 받은 송담을 떠온 약수물에다 끓여 온 가족이 먹었다.
나는 이번 막내의 일을 계기로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살얼음판 걷듯이 조심하게 되고 왠지 겸손해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정도였다. 경건한 마음으로 매일 기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석가, 예수, 본존, 신이 따로 없었다. 그저 경건한 마음이면 됐다.
막내는 막내대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왠지 찜찜해하던 야간자율학습을 가족의 동의로 끊고 학교가 파하면 집근처 체육관으로 운동을 하러 다녔다. 친구들이 하굣길에 먹는 군것질 유혹도 잘 참았고 스스로 음식을 균형 있게 먹는,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거의 매일 막내의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될 수 있으면 기름이 많은 육식을 피하고 튀김 음식은 삼갔다. 생선, 두부, 무우, 양파, 마늘 등이 내가 하는 요리의 주재료 였다. 식사 한끼를 차리는데 내 정성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결국 막내의 7개월 만의 당뇨 치유는 병마를 이겨보자는 자신과 가족의 의지를 바탕으로 앞서 이 모든 것의 결합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성을 다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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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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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멀 수도..." 고1 막내 아들이 당뇨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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