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유일했던 생존자 이기정 할머니 별세

15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등록 2017.11.11 17:37수정 2017.11.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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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 이기정 할머니가 오늘 11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 이기정 할머니가 오늘 11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임아연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 이기정 할머니가 향년 93세의 나이로 11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송산면 오도리에 거주하던 이기정 할머니는 당진에 남은 마지막 생존자였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폐가 좋지 않았던 할머니는 최근 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병원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의 빈소는 현재 당진장례식장에 마련돼 시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김홍장 당진시장을 비롯해 지역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으며, 오늘 저녁 7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먹고 살기도 어려웠던 시절, 당시 15살이었던 이기정 할머니는 간호사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간호사가 되는 줄 알고 따라간 곳에서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로 모진 세월을 살아야만 했다. 군인들의 강제인솔에 이끌려 싱가포르 일본군 부대에 도착한 할머니는 대만까지 군인들을 따라 이동했다.

당시 할머니는 탈출을 시도했던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이 군인들에게 발각돼 매질을 당하거나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일본이 패망하고 광복을 맞았지만, 고향(수청동)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후 남편을 만나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이를 낳지 못해 일찍 생을 마감한 시동생의 아들을 양자로 삼았다. 그리고 아들이 낳은 딸을 자신이 낳은 딸처럼 정성을 다해 길렀다.

오래 전 아들은 먼저 세상을 떠났고, 지금 이기정 할머니의 빈소는 할머니가 키운 딸과 마을 주민들이 상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편 이기정 할머니가 당진에 생존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진시 여성가족과와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안임숙)를 비롯해 지역사회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또한 당진평화의소녀상 기념사업회(상임대표 이명남)에서는 지난해 1029명의 시민과 34개의 시민사회단체의 힘을 모아 당진 평화의 소녀상을 당진버스터미널 광장에 건립하고 평화나비기행 등을 진행했다. 이밖에 당진지역 고등학교 학생회 연합인 D.S.P에서는 지난 8월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평화나비 페스타'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진시대 제974호 <"15살 꽃다운 나이 위안부로 끌려가"> 기사 참조: http://www.dj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945
첨부파일 6N0A7305.JPG
#일본군위안부 #이기정할머니 #당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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