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철수와영희
이 가을에는 저희 집에 숱한 새가 끊임없이 찾아들어 먹이를 찾습니다. 저희가 집에서 새모이를 따로 마당이나 뒤꼍에 두지는 않습니다. 다만 감나무에 까치밥을 잔뜩 두어요. 사다리를 받치고도 딸 수 없는 높은 가지에 맺은 감을 그대로 두는데, 이런 감이 서른 알이 넘지요. 새소리가 많이 들려서 뒤꼍 감나무를 올려다보면, 참새나 딱새 같은 작은 새부터 직박구리하고 물까치를 비롯해서 아직 이름을 알아내지 못한 숱한 새가 서로서로 감알을 쪼겠다면서 부산합니다.
발가락 개수도 사람은 다섯 개지만 새는 보통 네 개 또는 세 개야. 가장 흔한 것은 발가락 세 개가 앞으로 나와 있고 하나가 뒤쪽을 받쳐 주는 모양이지. 이런 모양은 나뭇가지를 잡고 앉거나 사물을 움켜잡기 알맞아. (20쪽)
새는 눈이 머리뼈에 고정되어 있어서 사람처럼 눈을 움직이기 어려워. 그래서 눈을 움직이지 않고도 넓게 볼 수 있도록 진화했지. 사람의 시야가 약 200도인데, 비둘기는 316도. 멧도요는 359도라고 해. 부엉이류는 시야가 사람과 거의 비슷하지만 대신 목을 270도나 돌릴 수 있어서 좁은 시야를 극복한단다. (26쪽)<김성현이 들려주는 참 쉬운 새 이야기>(철수와영희 펴냄)는 열 살 즈음 어린이도 새 이야기를 한결 쉽게 살필 수 있도록 쓴 길잡이책입니다. 우리 곁에 있는 새를 지켜보거나 살펴보는 사람은 어른만 있지 않아요. 어른들은 한자말로 '탐조' 같은 말을 쓰는데요, 이런 말은 아이들한테 퍽 어렵습니다.
별을 보며 '별보기·별바라기'라 하듯이, 달을 보며 '달보기·달바라기'라 하듯이, 새를 보는 일은 '새보기·새바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이나 생태 이야기도, 사회나 인문 이야기도, 문화나 예술 이야기도, 앞으로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모두 새롭게 쓴다면 좋으리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