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 다시 굳게 닫힌 합천보의 수문. 이래 가지고는 보 개방에 따른 유의미한 변화값을 얻지 못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총 세 개의 수문 중에 가운데에 있는 하나의 수문만 약간 열려있고, 그 사이로 강물이 흐를 뿐이었다. 좁은 틈 사이로 빠져나온 강물은 수문이 있는 곳에서만 파장을 만들 뿐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수문은 이내 다시 닫혔다. 수문 개방에 따른 생태 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여 서서히 열겠다는 정부의 의도라 읽혀진다. 하지만 너무 속도가 느리다.
이래서 유속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녹조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조류 증식에 변화값을 얻어낼 수 있을까? 자연스레 걱정이 들었다. 이번 추가 수문 개방의 목적이 그러한 모니터링 값을 얻기 위함인데, 이렇게 해서 무슨 변화를 얻으려는 것일까. 지난 6월의 '찔끔 개방'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도 <4대강 보 확대 개방은 무척 반가운 일>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수문 개방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계획에서는 합천·창녕보(합천보)의 경우 수문을 활짝 열어 수위를 10.5m에서 2.3m까지 8.2m 낮출 예정인데, 수위를 낮추는데 67일이 소요되고 내년 1월 20일이 돼서야 수문의 완전 개방이 이뤄질 것이다. 이렇게 긴 시간동안 수위를 서서히 낮추는 이유는 하천변 인근지역의 지하수 이용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런 정황을 고려하더라도 전면 개방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다. 1월 중순이면 날이 추워서 녹조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수문개방이 녹조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지하수 우려에 대해서는 우물을 매일 조사하면서 수위를 조금 더 빨리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문을 완전 개방해 최저수위 상태에서 물을 채워 원상회복시키는데 8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만약 지하수 이용에 문제가 생긴다면 즉각 수위를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수문학적으로 판단할 때 수문완전개방에 15일이면 충분할 것이다. 다른 보에서도 서서히 하천수위를 낮춘다는 계획은 수정돼야 한다."모래가 다시 쌓인 낙동강
그렇지만 변화가 없는 건 아니었다. 합천보 직하류는 더 하류에 자리잡고 있는 함안보(창녕함안보)의 영향을 받는다. 함안보가 얼마나 수문을 여느냐에 따라 합천보 하류의 하상이 드러나게 된다. 지난 13일부터 함안보에서 수문을 열자, 합천보 직하류에서는 유의미한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