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권재근씨와 권혁규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낙연 총리는 접객실에서 권재근씨의 형 권오복씨 등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술잔을 기울였다.
선대식
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5시 50분께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권재근씨와 권혁규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낙연 총리는 조문한 뒤, 접객실에서 권재근씨의 형인 권오복씨와 마주 앉았다. 권오복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지금까지 팽목항과 목포신항을 떠난 일이 없다. 이낙연 총리는 전남지사 시절 팽목항을 자주 찾았다.
이낙연 총리는 권씨를 권 회장님으로 부르면서 "어려운 결정을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권씨가 "지사님으로 있을 때 틈만 나면 (팽목항을) 찾아주셨습니다"라고 말하자, 이 총리는 "어휴 어휴, 아닙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권씨는 이낙연 총리 앞에 놓인 종이컵에 소주를 따랐고, 이 총리는 소주를 마셨다. 권씨는 눈병으로 술을 마시지 못했다. 이 총리는 소주가 조금 들어가자, 권씨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술을 혼자 마셨네요. 그동안 진도나 목포에서 소주도 못했네요. 목포신항도 회장님이 나서지 않으셨으면, 시간이 많이 걸렸을 겁니다. 회장님이 합리적인 결정을 해주셔서 가능했습니다. 정부는 회장님께 고마워해야 합니다. 다른 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회장님에게는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 일정) 마지막 코스로 권 회장님과 소주 한잔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회장님이 해주셨어요."세월호 참사 희생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와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씨도 권재근씨 가족의 빈소를 찾았고, 이 총리는 이들과도 술잔을 기울였다. 조은화양과 허다윤양의 경우 유해의 일부가 비교적 최근에 수습됐고, 지난 9월 장례식이 치러졌다.
이 총리가 빈소를 떠난 것은 오후 7시 30분이었다. 이 총리는 빈소를 떠나기 전, 권재근씨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인 고인의 어린 딸을 꼭 껴안았다.
권오복씨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이낙연 총리는 전남지사 시절 명절은 기본이고 팽목항을 자주 찾아주셨다. 저와 소주를 마시려고 빈소 방문을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잡았다고 했고 소주도 2병 이상 마셨다. 참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권재근씨 가족의 빈소가 마련된 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발인은 20일 오전 6시에 치러진다. 장지는 인천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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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가족-이낙연 총리 소주 권하며 "고맙고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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