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락 샤또 미소 대표
유혜준
[대한민국 와인기행] 샤또 미소 도란원 ①에서 이어집니다.우리나라 최대 포도생산지 가운데 하나인 영동군이 와인특구로 지정된 것은 2005년. 그게 대한민국 와인 1번지의 시작이었다. 영동이 와인특구로 지정될 때만 해도 한국와인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그 때만 해도 영동에서 와인을 만드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영동이 대한민국 와인 1번지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이들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예상대로만 풀린다면 역경을 딛고 일어난 성공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영동의 와인특구 지정은 영동에서 와인제조를 시작했거나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와인제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안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혼자 주먹구구식으로 와인을 만들던 그는 영동대학교 와인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와인제조 경험에 이론을 갖추게 된 것이다. 본격적으로 와인생산 준비를 한 것도 그 덕분이다.
안 대표는 2009년 10월에 와인제조장을 만든 뒤, 2010년에 주류제조 및 판매 면허를 받았다. 이듬해인 2011년에 와인 지하 숙성고도 만들었다. 와이너리 운영준비가 완전히 갖춰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빚이 늘었다. 와인제조장, 와인제조설비에 목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와인은 충분한 숙성기간을 거쳐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와인만 만든 게 아니다.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해 곶감도 만들어 팔았고, 된장도 만들어 팔았다. 된장이라고요? 와인과 된장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요? 되물을 수밖에.
알고 보니 그는 손맛이 좋은 남자였다. 무엇을 만들던 그의 손을 거치면 맛이 있어진다. 된장이 특히 그랬다나. 아내인 문미화씨가 "우리 집 된장은 아주 맛있다"고 보증하는 맛이다.
"와인 체험을 와서 된장 맛을 보여주면 와인은 안 사가고 된장을 사갈 정도였어요. 사람들이 손맛이 있다고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