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그림
서윤미
아름다운 삶터를 아름답게 가꾸기에 아름답게 노래하고 일하고 살림하면서 아이를 낳아 돌봅니다. 눈부신 숲을 정갈하게 돌보기에 기쁘게 꿈꾸고 웃고 이야기하고 어깨동무를 하면서 마을마다 두레나 품앗이를 이룹니다.
네팔이라는 나라를 놓고 예나 이제나 아름답다고 한다면, 빼어난 숲터만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라, 이 숲터를 가꾸면서 삶을 짓는 네팔사람이 더없이 아름답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문화유산이라 하면 닳을까 손상될까 만지면 안 될 것 같고, 뭔가 범접할 수 없는 이미지가 강하다면 네팔에 와서는 그들의 삶 속에 살아 숨쉬는 문화유산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10쪽)
네팔말로 꿈이랑 사랑을 뜻한다는 '아샤·마야'를 되새깁니다. 우리는 네팔에 가서 아샤나 마야 같은 고운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네팔사람은 한국에 와서 꿈이나 사랑 같은 고운 말을 들을 수 있어요.
아샤와 마야가 네팔을 곱게 가꾸고, 꿈하고 사랑이 한국을 곱게 돌봅니다. 사람한테 붙이는 이름으로도, 숲터나 마을이나 나라나 멧골에 붙이는 이름으로도, 아샤·마야하고 꿈·사랑은 즐거운 노래가 되리라 봅니다.
사람 사이에 숲이 있고, 숲 사이에 사람이 있어요. 사람 사이에 깊은 멧골하고 눈밭이 있으며, 깊은 멧골하고 눈밭 사이에 사람이 있습니다. 네팔도 한국도 언제까지나 아름다운 터전이라는 이름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