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이직과 공백에 따른 환자 감소로 인천의료원의 경영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타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한 인천시의 예산 지원 부족 또한 인천의료원의 경영난을 가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의료원의 연간 예산은 약 480억원이고, 이중 사업수익은 약 470억원이다. 사업수익 중 진료수익은 월 약 25억원으로 연간 약 300억원이다.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진료수익에서 올해 외래환자와 입원환자가 급격히 감소해 경영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8월 기준 누적 외래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00명 감소했고, 입원환자는 약 7000명 줄었다.
그러나 의료진 이직 전에도 이미 인천의료원은 진료 수익의 일부분을 인천시에서 빌린 기금 상환하는 데 쓰면서 현금 유동성이 악화돼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상환한 금액은 79억 원 규모다.
인천의료원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수익이 증가하기 했지만, 수익 증가분 보다 비용 증가분이 크게 증하면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 잠식상태에 빠졌다. 비용 증가분 중 정부의 '퇴직금 누진제 폐지' 정책에 따른 지역개발기금 차입금 상환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퇴직금은 통상 일 년 일하면 발생하는 한 달 치 임금이다. 그러나 공기업의 경우 5년, 10년 등 근속 연수에 따라 1.5배 등의 누진제 적용을 받고 있어, 경영 부담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정부는 2005년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도입했고, 중간 정산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인천의료원 또한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인천의료원은 자금이 없어 인천시가 채권을 발행해 조성한 지역개발기금에서 79억 원을 차입해 정산했다. 그리고 이 돈을 2015년 8월까진 이자만 냈고, 2015년 8월 이후부턴 원금과 이자를 같이 상환하고 있다.
인천의료원은 2017년 6월 기준 원금 53억 3000만원과 이자 26억 4000만원을 상환했다. 인천의료원이 2020년까지 갚아야 할 금액 원금 25억 7000만원과 이자 1억 1000만원을 포함한 26억 8000만원이다.
반면 퇴직금 정산을 위해 의료원에 지역개발기금을 빌려준 수도권 지자체는 차입금 상환을 지자체가 지원했다. 서울의료원은 서울시가 기금 120억원을 전액 상환해줬고, 이천의료원 16억원, 의정부의료원 20억원, 파주의료원 23억원, 포천의료원 19억원 등은 경기도가 전액 지원했다.
인천의료원은 현재 유동성이 부족해 인건비와 재료비, 관리비 지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인천의료원은 지난 20일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11월 봉급조정수당인 기본급의 21%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의료원의 경상수익 만으로는 인천시에서 빌린 기금의 잔여 원금과 이자를 충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인천의료원도 수도권 타 지자체처럼 인천시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보건복지부가 '지역거점 공공병원 운영평가' 신설 항목에 '지역개발기금 원금 및 이자 상환 지원'을 추가함으로써, 지자체가 지역 공공병원에 대한 적절한 예산 지원을 통해 지역 공공병원이 양질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게 유도하고 있다.
한편, 인천의료원은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사태 때 인천에서 확진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시의 발 빠른 위기관리대응체계 구축과 함께, 인천의료원을 중심으로 한 공공보건의료기관과 인하대병원 등 민간의료기관과 협력체계가 메르스 사태에서 인천을 방어했는데, 음압병상을 갖추고 최선두에서 인천공항과 인천항에서 입국하는 의심 환자를 책임지고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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