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마친 포항 고3 학생들과 '하트' 만든 문재인 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과 대화를 마치고 손으로 하트를 보이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강진 발생 9일 만인 24일 경북 포항을 방문해 전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포항여고를 찾았다.
문 대통령이 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교사와 학생들은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손뼉을 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최규일 교장, 엄기복 교감과 함께 학교 곳곳을 둘러보며 건물 안으로 향했다.
최 교장은 이번 지진으로 일부 건물에 균열이 생겼고 학교 뒷산도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건물을 둘러본 뒤 원래 있던 교실에 피해가 생겨 다른 교실에 머무르고 있는 3학년 9반·10반 학생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수능을 마치고 홀가분한 기분의 학생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어제 수능은 잘 치렀어요?"라고 묻고 "워낙 중요한 시험이고 긴장되니까 평소 실력보다 못 치는 게 정상"이라는 농담으로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대피생활도 하고 여진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했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역경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변호사 시절 동료였던 김외숙 법제처장이 포항여고 출신이라는 점을 소개하자 학생들은 환호했고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해졌다.
"수능 연기 결정이 어땠어요?"라는 문 대통령의 물음에 학생들은 입을 모아 "좋았어요"라고 대답했다.
한 학생은 "지진이 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저녁 7시 정도여서 불안감이 컸는데 수능이 연기됐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선생님이 "수능을 정상적으로 치른다는 소식에 가슴이 아파 다른 일을 못 했는데 수능이 연기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 상황에 귀를 기울여주신 데 감동했다"고 이야기할 때는 일부 학생들이 울먹이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지진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큰 걱정이 수능이었다"면서 "전체 수험생의 1%도 안 되지만 포항 학생들을 위한 공정함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경주지진 당시 경남 양산에 있는 집에 금이 갔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그 불안했던 마음들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잘 느끼고 있다"는 말로 학생들을 위로했다.
학교의 한 직원이 '대학 가기 전 꼭 해봤으면 좋겠다는 것을 말씀해달라'고 부탁하자 문 대통령은 여행과 독서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입시, 입시' 하느라 어디 가보지도 못했을 텐데 굳이 해외여행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국내에 가보고 싶은 곳을 리스트로 만들어 다녀보면 좋겠다"며 "외국에 나가는 것은 우리 집이 최고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나그네'라는 단어로 학교 측이 준비한 삼행시를 읽을 때는 교실에 박장대소가 터졌다.
학생들이 '나'와 '그'를 이용해 각각 운을 띄우자 문 대통령은 "나는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그대들도 나를 사랑합니까"라고 읽어 내려갔고 학생들은 마지막에 '네'라고 말하며 웃었다.
대화가 끝나고 문 대통령은 단체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과 학생들은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사진을 찍었다.
사진 촬영 후 교사와 학생들은 문 대통령에게 사인을 받기도 했다.
kjpar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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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포항여고 '깜짝' 방문에 환호성·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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