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 사퇴 촉구하는 당원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사진 왼쪽 아래)가 연단에 올라 축사를 하자 통합에 반대하는 당원(사진 오른쪽 뒤)들이 고성을 지르며 안 대표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 토론회는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모임인 평화개혁연대가 주최했다.
연합뉴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항의하는 토론회 참석자들. 6일 오후 열린 토론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반대하는 참석자들에게 항의를 듣고 있다. ⓒ 김성욱
결국 터졌다. 6일 오후 2시 8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 토론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마이크를 잡으려던 때였다.
"적폐세력 안철수 물러나라!""통합하려면 나가서 하세요!""당원이 뭉치면 대표는 아무것도 아니야. 철수해!"
예상치 못한 소란에 잠시 멈칫하던 안 대표는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라며 모두발언을 시작했지만 객석에서는 "반갑기는!", "내려와!", "니가 여길 왜와!"는 등 고성이 멈추지 않았다. 사회를 맡은 같은 당 최경환 의원이 "오늘은 당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라며 제지에 나섰지만 빗발치는 항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안 대표가 추진 중인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론에 정면으로 맞서며 갈등해온 '비안(비안철수)'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주축의 평화개혁연대준비위원회가 주최했다. 참석자들도 이에 뜻을 함께 하는 당원들이 많았다.
안 대표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과 국민의당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지혜를 모아달라"는 짧은 메시지를 전하곤 쏟아지는 항의와 야유를 뒤로 한 채 2시 14분께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이같은 당내 반발에 대해 안 대표는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는 게 민주정당 아니냐"라며 "치열하게 토론하고 합의를 이루면 한 가지 방향으로만 가야 한다. 각 지역을 다니면서 여러 소통의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안 대표의 사퇴를 외친 국민의당 당원 박종철씨는 "지금 시도 중인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결코 적절하지 않기에 당원으로서 공개 항의했다"라며 "안 대표는 정체성이 있는 정치 리더가 아니라 계산하는 비즈니스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하수", "적폐연대", "허깨비"... 안 대표 통합론에 비판 쏟은 박지원·정동영·천정배 '터진' 건 객석에서만이 아니었다. 안 대표가 자리를 떠나자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은 차례로 토론회 무대에 올라 안 대표의 통합론을 맹비난했다.
박지원 의원은 "우리는 유승민 바른정당의 결제를 받을 필요 없는 제3당 국민의당이다"라며 객석의 호응을 받은 뒤 "바른정당은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소멸해 이미 3당체제인데 무슨 바른정당과 합해서 3당체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의원은 "통합론은 하수지책이고 우리를 너무 초라하게 만든다"라면서 "호남을 빼고 새로운 3당 합당을 추진하는 것은 영원한 통합도 아니고 제2의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길을 가 결국 자유한국당까지 통합해 보수대연합을 하려는 기도라고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의원도 "안철수 대표가 오늘 토론회에 오셔서 말씀을 하신 걸 보니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버린 건 아니겠지만 접을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라며 "통합은 허깨비다. 허망한 숫자를 쫓아서 당을 이렇게 분란과 분열로 모는 것을 오늘부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정배 의원은 "안타깝게도 (안철수)국민의당 대표는 당을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 하고 있다"라며 "냉전적 안보관을 고수하고 망국적 지역패권주의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평화개혁과는 거리가 먼 세력에게 끌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바른정당과의)통합은 누가 뭐라 해도 반문재인, 반개혁, 반민심의 적폐연대가 될 것"이라며 "평화개혁연대준비위는 촛불국민혁명이 부여한 역사적 과제를 거스르는 적폐연대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
공유하기
"통합 반대!" 무대 위아래서 비난·야유 시달린 안철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