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비자금 제보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오른쪽)이 13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아직 최고위원이잖아요. 최고위원이 최고위에 참석 못 합니까? 당당하게, 제가 참석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중략) ... 제가 그것을 DJ(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이라고 얘기한 사실은 없고요, 아마 측근들이, 그 측근들이 받은 비자금들이었기 때문에 아마 많은 분이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을 겁니다. 표현상 그렇게 이해했을 거고 제가, 이게 DJ 비자금이라고 말한 사실이 없어요."국민의당 박주원(59) 최고위원은 당당했다. "아직 최고위원인데 제가 왜 참석 못 하느냐", "충분한 소명 절차나 조사도 없이 언론 보도만으로 당원권을 재단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나타낸 박 최고위원은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당의 통합과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면 징계를 수용하겠지만 그 길이 아니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끝까지 제보자가 자신이 아니라며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에서 마지막 순서로 발언한 뒤,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채 밖으로 걸어 나와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여기서도 재차 "제가 주성영 전 의원에게 (최근 언론에서) 얘기된 그 자료를 드린 적은 없다", "현대 비자금 사건을 내사·정보수집·분석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CD(양도성예금증서)나 수표 등 자료 여러 장을 드렸던 기억"이라며 관련한 'DJ 비자금설 제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종합하면 "주성영 전 의원이 검사출신, 제가 수사관 출신이니 아직까지 확인·추적되지 않은 비자금 자료를 드린 적 있다. 그러나 문제 된 그 자료를 제공하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재차 기자들에게 "제가 그것을 DJ(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이라고 얘기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아마 (DJ) 측근들이 받은 비자금들이었기 때문에 아마 많은 분이 그렇게(DJ 비자금이라고)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앞서 회의에서도 당원권 정지 징계 쪽으로 흐르는 당 분위기와 관련해 "끝까지 싸우겠다", "DJ 정신을 훼손했다면 (저를) 형사고발하라. 재직 당시 죽어라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또 "제가 곧 당무위원회에서 소상히 밝힐 것", "거기서 녹취록을 상세히 (밝힐 것)"이라며 저 때문에 우리 지도부를 끌어내리거나 분열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DJ 비자금설 제보와 한나라당 공천을 거래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당시 당 공천심사위 분들이 쟁쟁한 분들이어서 다 안다. 그런 거 가지고 공천을 받았는지 (아닌지)"라며 해당 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지도부, 어두운 표정으로 지켜봐 그러나 이날 최고위에서 "가장 더울 때 피는 시대의 꽃을 떠올린다. 정녕 우리의 시간은 꽃처럼 향기로울까… 국민의당이 지금 너무 더운 겨울 만나고 있다"는 등 발언하는 박 최고위원을 당 지도부는 어두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다른 최고위원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안철수 당대표는 박 위원 발언 도중에는 체념한 듯 고개를 숙였고,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시) 등 당직자들도 발언 내내 못마땅한 표정이거나 눈을 감는 모습이었다.
"그간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박 최고위원을 두고 국민의당은 오는 15일 오후 3시 당무위원회를 열어 비상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안 대표를 비롯 당 인사 71명이 참석하는 이 회의에서 위원들은 박 최고위원의 소명을 들은 뒤, 비상징계 가부와 함께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관련해 이행자 대변인은 "본인 소명을 듣고 위원들이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당무위 의결로 당원권이 정지되면 최고위원직은 잃게 되는 것", "지금 상태에서 당무위에서 (의혹이) 다 해소될지는 모르겠다"라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한편 이날 장진영 최고위원은 "박지원 전 당대표를 비롯해 일부 호남 의원도 당대표 재신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바른정당과 통합을 둘러싼 논쟁이 현재 당내 대립의 핵심"이라며 박 최고위원 관련 논란으로 인해 당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바른정당 통합 문제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 그 결과에 따라 안 대표와 최고위원들 거취도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
관련 기사: '박주원 폭탄' 여진, 안철수 재신임 언급까지 나왔다
싸늘했던 박 최고위원 발언 당시 분위기 |
이날 박주원 최고위원은 당 회의에서 5분가량 매우 길게 말했다. 박 최고위원의 말이 길어질수록 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회의자리에 참석한 다수 당원들은 두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는 등 표정 관리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지만, 일부 최고위원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박 최고위원을 째려보기도 했다. 한 당직자는 박 최고위원 발언 내내 체념한 듯 두 눈을 감고 입을 굳게 다문 모습이었다.
박 최고위원의 말은 장황했다. "몹시 추운 겨울, 가장 더울 때 피는 시대의 꽃을 떠올린다"는 시구 인용으로 시작해 본인의 'DJ 비자금 제보 의혹' 관련 해명 및 항변 -> 관련한 사건 기록 및 자신의 저서 '범죄정보체계론' 복사본 제시 -> "사건은 이미 종결됐지만 당시 받은 뇌물 수백억이, 양도성 예금증서(CD) 등으로 금융실명제 뒤 국고에 환수됐다. 뇌물 받은 사람들이 지금 살아있다"며 다소 엉뚱한 발언을 늘어놓았다.
앞서 다른 최고위원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는 등 적극적으로 반응하던 안 대표는 그러나 박 최고위원 발언 때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후 정오께 기자들과 만난 안 대표는 "박 최고위원에게 따로 소명 받은 건 없다"며 "당무위에서 징계 여부.수위를 결정할 거다. 본인이 소명을 하면 하는 대로 지금까지 나온 자료를 참고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도 안 대표는 "당무위 결과가 나오면 (박 최고위원은) 거기 따라야하는 거다.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비교적 단호하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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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안철수... 당당한 박주원 "주성영 녹취록 15일 밝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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