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최후진술 "윤석열 검사님, 그러시면 안됩니다"

[현장] 25년 구형에 억울함 호소... "검찰은 출세와 야망을 버려라"

등록 2017.12.14 19:13수정 2017.12.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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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지난 11월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지난 11월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선고 전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정의로운 판단을 해달라"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후대의 대통령들과 그 측근들에게 준엄한 교훈이 될 수 있도록 엄한 처벌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검찰 징역 25년 구형, 비명 지른 최순실)

최씨는 법정에서 미소를 짓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으나 피고인 대기실쪽에선 최씨로 추정되는 여성의 비명이 들렸다. 최씨 측은 이날 공판에서 몇 차례 휴정을 요청한 뒤 결국 몸상태가 좋지 않다며 재판부에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씨부터 최후진술을 한 다음에 퇴정하고, 나머지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결정했다.

최씨는 재판부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세상에 이런 모함과 검찰의 구형이 지금 사회주의보다 더한 국가에서 살고 있나하는 생각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씨는 "제 개인을 떠나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무수한 비난 속에서 인간으로서 최악의 순간을 마주했고, 고통의 나날이었다"고 울먹였다.

목이 멘 상태로 발언을 잇던 최씨는 준비해 온 종이를 보고 읽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늘까지 버티고, 안간힘을 쓰며 약을 먹고 지탱해왔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검사님, 정말 그러시면 안 된다"

최씨는 평소처럼 검찰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저를 정경유착으로 뒤집어씌우는 검찰의 발상은 그야말로 사기적인 발상"이라며 "윤석열 검사님, 정말 그러시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가 이 자리에서 검사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건 이것이 훗날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며 "검찰은 본인의 출세와 야망을 버리고,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를 간청드린다"고 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을 감싸기도 했다. 최씨는 "단순히 저는 (박 전 대통령과) 오랜 인연으로 대통령을 도운 사실이 있고, 18대 대선 전과 후보 때 도와준 것"이라며 "그게 국정농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대통령이나 과거 대통령도 그런 사람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40년간 지켜왔지만, 그분은 단 한 푼도 받을 분이 아니고, 검소함으로 살아왔다"며 "뇌물로 기소한 건 덧씌우기에 불과하다. 제가 대통령과 연인이라는 겁니까, 뭡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한 번도 이익을 받지 않은 대통령과 저에게 (죄가) 덧씌워지는 건, 이런 건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최씨는 "앞으로 저의 삶에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진실은 꼭 밝혀지리라 믿는다. 재판부의 판단을 기대한다"며 30여 분 동안 이어진 발언을 마무리했다.

재판부는 오는 1월 26일 오후 2시에 최씨에 대한 선고 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분량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 때보다 3배가 많다"며 "재판부가 박근혜 피고인 공판을 주 3회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6주 뒤로 정하겠다"고 말했다.

 최순실씨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최순실씨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최순실 #국정농단 #결심 #비선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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