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LO. 요즘 심하게 오남용되고 있는 문구지만, 틀림없는 진리다. 삶은 한 번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책임지는 자세로 산다면,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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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의 삼촌이 죽기 직전에 남긴 말,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명언을 비틀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큰 책임에는 큰 힘이 따른다." 살다 보면, 내 잘못의 결과가 아님에도 책임은 내가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어느 날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는데 문 앞에 아기 바구니가 놓여있다면 그 아기의 운명은 당신의 책임이다.
잘못의 소재는 둘째치고, 우선 상황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은 스티븐 코비의 제1 원칙, '주도적이 돼라'를 비롯해서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반복되고 있는 주제다. 마크 맨슨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그 수많은 자기계발서에 한 권을 더하고 있다. 근거 없는 자신만의 믿음을 내려놓고, 실패를 받아들이고, 거절하는 용기를 내는 것 역시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다루고 있는 주제이며, 이 책이 특별하게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죽음의 숙명을 받아들이라는 충고는 자기계발서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주제다. 자기 존재의 유한성을 포용하게 되면, 덧없고 피상적인 가치가 자신의 유한한 삶에서 얼마나 쓸모없는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따라서 비본질적인 것에 신경을 쓰는 허세의 삶에서 벗어나 정말 중요한 가치에 신경 쓰며 살아갈 결심을 하는 것이다.
살 날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상상해 보자. 회사에서 출세해야겠다든가 남들에게 더 잘 보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까? 남은 시간을 충실히 살게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는 자신의 유한성을 깨달을 때 온다. 저자는 친구의 죽음을 통해 인간의 필멸성을 직면하고 사는 방식을 바꾸었다고 고백한다.
'그 이후 난 오늘을 즐기고, 내 선택에 책임을 지며, 남 신경 쓰지 않고 내 꿈을 좇게 되었다.' (230쪽)이 책은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신경 끄라는 내용을 담은 전반부, 그리고 살면서 추구해야 할 훌륭한 가치 다섯 개를 소개하는 후반부로 되어있다. 중요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은 스티븐 코비를 위시해서 수많은 라이프 코치들이 역설해온 것이다.
이 주제를 다룬 책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에서 시작하여, <원씽>, <나는 4시간만 일한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등 수도 없이 많다. 저 모든 책들이 <신경 끄기의 기술>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설득력도 뛰어나다.
그렇다고 내가 이 책을 디스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 책은 가볍게 읽으면서 삶의 중요한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기에 정말 좋은 책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열일곱 살의 홀든 콜필드가 이십 년쯤 더 살다가 쓴 책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다. 같이 술먹던 친구가 취한 목소리로 갑자기 삶의 진실을 말해주겠다고 하는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술취한 목소리라서 그렇지, 다 맞는 말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의 꼭대기에 올라 있는 현실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삶에 대한 피로감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한 방에 재미있게 끝까지 읽을 수 있으니, 베스트셀러 매대에서 이 책을 골랐다면 이번 주말에 단숨에 독파하기를 권한다.
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갤리온,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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