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연수구의회 의원들의 상호 폭로 전으로 구의원들의 외유성 공무 국외출장이 드러나자, 연수평화복지연대는 출장 보고서를 분석한 뒤,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온 의원들의 사과와 출장비 반환을 촉구했다.
연수구의희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 송도1•2•3동) 지난 5월 대통령 선거를 거르고 딸 졸업식 날짜에 맞춰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고, 이강구(자유한국당, 송도1•2•3동), 정지열(더불어민주당, 선학•청학•연수1•2•3동), 박현주(자유한국당, 비례), 김준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옥련1•2•동춘1•2•3동) 등은 미국으로 패키지 관광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정 의원은 '선진국의 문화, 관광, 교육' 견학을 위해 지난 4월 27일부터 5월까지 11박 13일 일정으로 미국 시카고와 디트로이트 지역으로 공무국외 출장을 다녀왔다. 이 의원은 딸의 졸업 날짜에 해외출장계획을 맞췄고, 해외 일정의 상당 부분을 딸과 함께 동행했다.
방문지 대부분은 관광지로 짜였다. 이 의원이 제출한 출장 보고서를 보면 디트로이트 시내문화 체험, 시카고 미시간대학 방문, 시카고 근교관광, 원저 시내문화 체험, 나이아가라 관광, 토론토 시내문화 체험 등이다.
이 의원이 제출한 출장 보고서에 대학방문 일정이 포함됐는데, 이 대학은 자신의 딸이 다닌 대학으로 졸업에 맞춰진 것이다. 외유성 해외연수를 딸과 함께 다녀오느라 촛불민심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강구 의원 등 의원 4명은 5월 12일 ~ 20일, 8박 9일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이들은 당초 샌프란시스코 시청, 로스엔젤레스 수도전기 공급소, 라스베가스 노인복지시설 방문에 중점을 두고 해외연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들이 다녀온 곳은 할리우드 명성의거리 투어, 유니버셜스튜디오 견학, 그랜드캐년, 서부영화의 도시 캐납, 라스베이거스의 르네브쇼 관람, 요세미티국립공원, 금문교, 샌프란시스코 해양관람선 등으로 H여행사가 진행하는 패키지 관광 상품과 동일했다.
백나미 연수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은 "구의원들의 방문지가 H여행사가 판매하는 219만원짜리 패키지 관 상품과 동일했고, 당초 제출했던 중점 과제는 온데 간데 사라졌다. 219만원짜리 여행을 떠나며 연수비용 250만원을 받아서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연수평화복지연대는 연수구의회가 자치법규를 위반해 해외연수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은 해외연수 심사위원회 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
아울러 2017년 3월 중국으로 연수를 다녀온 정현배(더불어 민주당, 선학•청학•연수1•2•3동), 곽종배(더불어민주당, 옥련1•2•동춘1•2•3동), 양해진(자유한국당, 선학•청학•연수1•2•3동) 의원도 심사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 미국으로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4명의 해외연수 심사의 경우 위원 5명 중 3명의 임기가 2017년 1월 31일에 끝난 상태에서 심사를 받은 엉터리였다.
연수구의회는 자신들의 외유성 해외 연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자성의 조치"라며 2018년 국외 연수비용을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연수구의회가 삭감한 예산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새로 구성되는 8대 의회가 사용해야 할 예산이다. 질타를 모면하기 위한 의원들의 꼼수라는 비판은 면하기 어렵다.
연수평화복지연대는 연수구의회와 해당 구의원들은 공개 사과, 해외연수 자료 공개와 부당하게 집행한 연수비용 반환을 촉구했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내년 6월 지방선 때 낙천낙선을 벌여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수구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은 의원들의 내부 갈등에 따른 폭로 전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소속 정현배 의원과 곽종배 지난 15일 이날 5분 발언을 통해 딸의 졸업에 맞춰 연수를 진행한 이재정 의원과 패키지여행을 다녀온 4명을 비판한 뒤, "국외연수비를 전액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이보다 앞서 정 의원과 곽 의원은 '연수구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본회의에 출석하지 말라'는 당론을 어기고 본회의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는 이유로 민주당 인천시당으로부터 '당원권 1년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두 의원은 "본회의에 불참하라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 이유로 징계할 것이 아니라, 비도덕적인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며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지난해부터 딸 졸업식에 가기 위해 미국에 간다고 말해왔는데 그때는 가만히 있다가 7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문제 삼고 있다. 이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정 의원과 곽 의원이 다녀온 중국 해외연수도 '관광성 여행'이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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