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영 부산시의원과 부산참여연대, 부산공공교통네트워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지역버스지부는 19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버스준공영제 재정 지원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민규
부산 지역 대중교통 서비스 향상을 위한 준공영제가 버스회사 경영진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의 세금이 지원되는 만큼 시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부산시는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9일 전진영 부산시의원이 부산시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부산 시내 33개 버스회사 임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1억 4300여만 원에 달한다. 대표이사가 최고 2억 5천만 원을 받아간 회사도 있다. 이는 연간 지원되는 준공영제 예산의 10%에 육박하는 돈이다.
임원에 대한 보수가 운행 대수와는 상관없이 업체 내부 회의나 주주총회에서 결정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임원진의 구성부터 문제가 드러난다. 부산시가 제출한 버스업체 임원진 명단을 살펴보면 동일 성(姓)을 가진 대표이사나 이사가 다수 존재한다.
전 의원은 "이들은 대부분 부자지간이나 형제지간으로 드러났다"면서 "부부가 대표이사와 이사인 업체도 다수였고, 4촌 형제, 사위, 동서지간 등 친인척이 버스업체 임원의 상당수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마다 제각각인 관리직원의 수에서도 문제는 드러난다. 운전직 종사자가 296명인 업체의 관리직원이 25명인데, 158명의 운전직원이 있는 회사는 관리직원만 22명에 달한다. 221명의 운전직 종사자가 일하는 회사에 관리직원이 34명인 경우도 발견된다.
심지어 현장실사 결과 동일인이 두 개의 회사에 관리직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양쪽에서 월급을 받아가는 사례까지 발견됐다.
전 의원과 부산참여연대, 부산공공네트워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지역 버스지부는 부산시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19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시민 혈세가 한 해 1천억 넘게 투입되고 있음에도, 관리 감독의 책임과 의무를 진 부산시 교통 당국이 부실과 소홀, 무능으로 지난 10년간 버스 준공영제 행정을 일관해 업체의 비리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예산 지원의 기준이 되는 표준운송원가 책정에 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보장하고, 임원과 관리직 등에 대한 세부 집행 내역 정산 의무화를 요구했다. 더불어 버스회사 경영 및 서비스 평가 결과 공개 의무화와 부정 업체 제재 강화를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산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준공영제는 시가 노선권을 가져 오고 경영은 업체가 자율책임 경영을 한다"면서 "특정 업체에 임원과 직원을 어떻게 하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시가 업체를 경영하는 게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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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회사 경영진만 배불리는 준공영제 "혈세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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