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지난 2017년 5월 1일 촛불집회에 대한 기록으로 광화문미술행동은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100일간의 기록>전을 열었다. 이때 백기완 선생님께서 참석하셔서 전시된 촛불광장에 걸었던 <응답하라 1987 한 걸음 더 2017> 현수막에 <노동미학 해방의 미학>이란 서명을 남기셨다.
정덕수
기왕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전에 <광장에서 불쌈꾼 백기완 선생과 함께 한 163일!>에 소개했던 묏 비나리에서는 " "로 표시를 해 두긴 했으나 그 부분만을 먼저 원본 그대로 만나보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싸움은 용감했어도 깃발은 찢어져세월은 흘러가도구비치는 강물은 안다벗이여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갈대마저 일어나 소리치는 끝없는 함성일어나라 일어나라소리치는 피맺힌 함성앞서서 가나니산 자여 따르라 산 자여 따르라시와 노래가 느낌은 같지만 어딘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들도 많으리라. 노랫말은 약간의 편집이 가해진 뒤 악보에 맞춰지다보니 원작시 그대로를 노랫말로 쓰지 못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이제 익히 아는 노래로 눈에 쏙 들어오리라. 조금 다르게 편집이 되었어도 여전히 그 감동은 살아있다. 백기완 선생의 뜨거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느낌말이다.
바로 이 시를 쓰셨던 백기완 선생님께서 지난 촛불정국에서 여러 편의 시를 촛불시민들에게 전하셨다. 먼저 "왜 촛불을 들었느냐"란 질문들을 받았을 때 답변으로 딱 맞는 시부터 소개한다.
오늘 우리들의 촛불은
오늘 우리들의 촛불은 앞만 밝히자는 게 아니다죽을죄를 짓고도 잘못했다는 말 한 마디 없는저 뻔뻔한 박근혜는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죄악의극한까지 넘어선 끔찍한 범죄꾼이란 걸우리 온 세계에 선언하자오늘 우리들의 촛불은 비록 길거리에 섰으나어떤 것이 사람이요어떤 것이 참이며어떤 것이 우리들의 희망이란 걸이 하늘땅에 나부기는 깃발이 되자그렇다. 그 희망으로 갈아엎어야 한다박근혜와 그 부패의 뿌리를 발칵 갈아엎어야 한다하지만 이 썩은 구조는 그대로 놔둔 채사람만 바꾸자는 건 우리가 겪어온 것처럼새시뻘건 사기 협작이다촛불이여 그 무엇도 믿질 말자제 몸을 태워 빛을 내는 촛불만 믿자제 몸을 태워 거짓과 참을 바꾸고세상과 역사를 왕창 바꾸는 촛불만 믿자우리 지치지도 쓰러지지도 말자맨손 맨몸으로 나왔으되 길 잃은 앞날의 길라잡이로촛불이여 눈물 젖은 촛불이여 한없이 가물대면서도해와 달이 꺼져도 너만은 너만은거침없이 타올라라 남김없이 타올라라-민중총궐기에 띄우는 불쌈꾼 백기완 선생의 '촛불출정 비나리'촛불은 조용한 선언이고, 행복한 세상을 향하여 끊임없이 갈구하는 우리들의 희망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