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스케치가 들어간 액자들과 외국에서 출판된 작품 등을 전시하는 동시에 책을 읽을 수 있게한 지하 전시 공간.
김현자
이들 책들의 원화, 책과 상관없이 그렸다는 그림 몇 점과 스케치, 그리고 도자기와 우리나라에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한 번에 한걸음씩>이란 작품 등이 전시된다. 전시 공간은 모두 4층이다. 1층과 2층에선 이들 책들의 원화 등을, 3층에선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림을 그린 도자기 등이 전시된다.
볼로냐 일터스트 부문 수상 작가이기도 한 요안나 콘세이요가 그림을 그렸다는 책은 18권. 지하에서는 요안나 콘세이요의 노트, 스케치북을 이용해 그린 그림들, 작가가 그림을 그린 세계 여러 나라의 동화책들을 비롯한 여러 출판물들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 출간된 동화책들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놨다.
사실 요안나 콘세이요에 대해 전혀 아는 것 없이 갔다. 누군가 쓴 전시 리뷰를 읽긴 했다. 동화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작가라는 것도,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도 읽었다. 그런데 솔직히 이번 전시를 몰랐다면 전혀 몰랐을 작가였다. 그래서인지 갤러리에 들어서자마자 갤러리 측의 설명을 들었음에도 그림들은 쉽게 와 닿지 않았다.
"글쎄? 난 와 닿지 않는다. 우리 정서와 좀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이해가 쉽지 않다." "아이들 동화책 그림으로는 좀 어려운 것 같지 않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며 더러 만나곤 하는 고향 친구들과 갔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동화책 그림을 전시한다는 내 말만 믿고 간 친구들이었다. 그러니 친구들 역시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지 이처럼 말하며 낯설어했다.
"연필로 이렇게까지 표현해 내다니. 대단하지 않니? 연필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 좋다.""나는 이 그림이 제일 와 닿는다. 옛날에 읽었던 동화책들 생각도 나고. 참 좋은데.""줄거리 때문에 그림은 잘 안 보게 되잖아. 그림 자체를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지?"그런데 그리 오래지 않아 친구들은 저마다 이처럼 말하거나 하며 그림에 공감하고, 좋아했다. 그리고 동화책들을 읽을 수 있는 지하에서 국내에서 출판된 네 권의 책까지 돌려보며 나름의 감상까지 나눌 정도로 좋아한 전시, 좋은 시간이었다.
"어른이 되어서 동화책에 이렇게 푹 빠져보기는 정말 오랜만이다.""그렇지? 그림 보고 (동화책) 읽으니 훨씬 와 닿네!""그런데 이 <천사의 구두>는 애들에겐 좀 어려울 것 같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