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로 목숨을 잃은 다애양의 할아버지.
제천인터넷뉴스
지난 25일 오후 이번 제천 화재 참사로 손녀를 잃은 한 할아버지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김아무개(80)할아버지는 "내 손녀가 이번 사고로 희생된 김다애(18·여)양"이라며 "꼭 전할 말이 있다" 며 취재 기자를 맞았다.
"제천여고 전체 학생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김 할아버지는 마른 침을 애써 삼킨 후 "손녀 유해가 안치됐던 곳은 시내와 동떨어진 장례식장이다. 그런 이유로 취재진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지금에야 얘기한다. 손녀가 다시 못 올 먼 길을 떠나는데 함께 해 준 제천여고 수백 명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공부에 바쁜 학생들에게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했지만 한사코 거절하고 내내 빈소를 지켰다. 모두들 천사들이다. 담임교사 역시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교직원들이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할아버지는 다애양을 회상하며 "지금까지 곁눈질 한번 하지 않은 착한 손녀였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적은 용돈을 모아 할머니 약도 사고 내의도 사오곤 했다. 공부에 열중하느라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특히 대학에서 장학금 받는 것을 매우 기뻐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할아버지는 항상 다애가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고교 재학 때에도 장학금을 탔고, 내년에 입학할 대학(서울 S여대)에서도 장학금을 탈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대학 총장이 입학도 하지 않은 다애에게 조화를 보내왔다.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대통령 조화 앞에 총장이 보낸 조화를 세웠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온 식구가 현장 지켜보며 간절히 바랐는데"할아버지는 사고 당시 다애양 부모를 비롯한 온 가족이 발을 동동 구르며 현장을 지켜봤다고 했다. "정부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입맛에 맞게만 설명하고 있다. 방송에 나온 소방전문가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현장 여건도 감안하지 않은 채 왜곡된 말만 늘어놨다. 그런 이유로 유족들이 더욱 화가 난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재 당시 다애 아빠와 다애가 무려 한 시간이나 통화를 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사다리차가 서둘러 유리창을 깼어야 했다. 다애가 떠난 후 온 가족이 울기만 한다. 잠도 잘 수 없다. 다애가 곁에 없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했다.
인터뷰 끝에 할아버지는 기자에서 재차 당부했다.
"사고 당시를 이야기하자는 취지는 절대 아니다. 다만 다애 친구들을 비롯한 제천여고 학생들이 너무 고맙기에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 학생들에게 너무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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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도 안한 손녀에게 조화 보내온 총장, 너무 고마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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