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정강정책 일부
바른정당 홈페이지 갈무리
이동섭 "햇볕정책 포기? 전멸한다"... 이언주 "다른 이야기하자"통합 찬성파의 주장처럼 양당 간 대북관의 차이를 무조건 '분열 프레임'으로 보기 힘든 이유다. 존중과 계승이라는 단어의 차이만큼, 두 당의 대북관은 정치·경제적 면에서 서로 다른 방향에 서 있다. 아귀를 맞추는 과정에서 잡음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양당이 같은 날 펴낸 정강정책 비교 보고서만 봐도 그 차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바른정당의 바른정책연구소는 대북정책 원칙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로 강조하며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정책의) 선한 의도는 북한의 핵개발에 의해 비현실적인 것으로 판명됐다"라며 "그 정신은 평가하되 현실정책으로써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국민의당은 햇볕정책을 "무조건 추종하거나 수용하는 도그마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다만 퍼주기론이 '북한은 애초부터 핵 개발 프로그램을 재가동하려 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면 그 결과는 반북 대결주의밖에 없다"라면서 햇볕정책에 대한 무조건적 '퍼주기' 비판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 : "(햇볕정책을 건드리면) 아무리 합당을 해도 지지받지 못한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 : "현재 강령에도 들어있지 않다."
이동섭 : "정강정책을 보면 6.15 등이 들어있다."
이언주 : "(손짓으로 제지하며) 그러니까. 그런 기조가 있는 거니까... 다른 분들이 다른 이야기 좀 해달라."
이날 회의 자리에서도 이견이 충돌했다. 이언주 의원이 햇볕정책을 '대북포용정책'으로 변화해 보완 계승하자고 주장하자, 같은 당 이동섭 의원이 공개 석상에서 반대 의견을 제기한 것이다.
이동섭 의원은 "햇볕정책을 건드리면 우리 수도권은 전멸한다"면서 "합당해도 전멸한다. 이건 현실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보수 쪽은 퍼주기를 해서 (북한이) 핵 개발을 했다는 논리인데, (햇볕정책의) 공도 있다"라면서 "개인적으로 정강 정책에서 (햇볕정책이) 빠지게 되면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언주 의원은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면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라면서 갈등의 여지를 차단했다.
이언주 "'존중하면서' '이어받아' 이것만 다르고 똑같다"한편, 통합추진위원들은 같은 날 오후 회동한 자리에서도 양당 강령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해석했다. 문맥보다 단어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닮은 꼴' 강령임을 재차 강조한 것. 이언주 의원은 "'존중하면서' '이어받아', 이것만 다르고 똑같다"라면서 "(오 원내대표가 강령을 바꿔서 보여줬는데도) 우리는 아무도 몰랐다. 너무 똑같았다"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 또한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서로 확인해 공통분모를 찾았고, 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계속 문제 삼을 것"이라면서 "뭔가 꼬투리를 잡아야 하니까, (햇볕정책이 국민의당의 상징이라고 하는) 박지원 전 대표가 꽃가마를 태워도 안 가겠다고 했으니 그럼 된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통합 반대 세력인 호남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 야합 세력이 햇볕정책 포기를 공론화 하고 있다"라면서 "안철수 대표와 통합 찬성파가 유승민 대표의 냉전적 안보관에 맞추려고 햇볕 정책을 포기하고 싶어 안달난 모양처럼 보인다"라고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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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에게 '햇볕정책'이란? 이렇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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