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다이빙스카이다이빙
정누리
우선 추락과 동시에 들었던 생각은 '이 높이에서 떨어지면 백퍼 죽겠구나!'라는 것이었다. 누가 떨어지는 느낌이 하나도 없다고 했던가? 나는 이 상공 1만5000피트의 어마어마한 높이를 제대로 실감하고 있었다!
마치 갈피를 못 잡는 하찮은 민들레 홑씨가 된 기분이었다. 내 몸에 분명히 발이 달려있는데 밟을 땅이 없다. 팔을 휘저어보아도 잡히는 것이 없다. 내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오로지 바람의 힘에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뿐이었다.
이렇게 비행기에서 떨어지고 나면, 곧바로 구름떼와 부닥치게 된다. 순간 어렸을 때 아빠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 "아빠! 저 구름들은 얼마나 폭신할까? 한 입 먹어보고 싶다." 그것은 다 거짓말이었다! 나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내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는 얼음 알갱이들을 만나야 했다. 마치 누군가 내 얼굴에 슬러시를 뿌린 것만 같았다. 내가 쓴 웃음을 지으며 친구들에게 "너네 구름 만져봤어? 난 만져봤어"라고 말한 것은 훗날의 일이다.
여기까지 쓴 글을 보면 대체 왜 그 비싼 돈을 주고 스카이다이빙을 했나 싶다. 최고의 경험이라던 사람들의 말은 다 거짓말이었던 것일까? 대체 이 파트너들은 뭐가 신나서 웃고 있는 것일까? 아까 차라리 환불할 걸! 등등의 온갖 의심과 후회에 빠질 때 쯤, 하늘은 참을성 없는 나에게 꿀밤을 주듯 커튼을 확 걷었다. 아, 이제야 알겠다. 사람들이 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