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가객'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모이다

6일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야외공연자에서 열린 22번째 추모음악회

등록 2018.01.09 11:02수정 2018.01.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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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창근의 공연 모습 추모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박창근의 모습.
가수 박창근의 공연 모습추모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박창근의 모습.김용한

아무도 찾아주지 않던 방천 뚝길이 지역의 예술가들로 인해 다시 단장된 후, 이곳은 전국에서 많은 이가 찾는 이가 많은 곳으로 변모해 버렸다.

6일 김광석 다시그리기길 야외공연장에서는 22번째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그를 추모하고 그리워하고 기억하자는 의미가 담긴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관 주도로 수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행사지만 방천 주민과 그를 기억하는 음악인들이 합심하여 만든 추모공연이기도 하다. 이 행사는 지역 예술인들이 발품을 팔아 재능을 기부하는 차원이지만 인근 지역 예술인들도 이 무대에 서고 싶어 한다고.

이날 추모 공연은 지역 최초 김광석 뮤지컬 <바람 불어오는 곳>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가수 박창근을 비롯해 지역 길거리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밴드 '편한 메아리',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떨어졌지만 재도전을 하는 이동미 가수의 공연도 이어졌다.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있는걸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 가고
햇살이 비추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김광석의 네 번째 앨범 <일어나> 중에서.

이날 공연은 가객 김광석을 기억하는 노래들로 꾸며졌고, 추모공연을 관람했던 시민들은 그의 노래를 흥얼거리듯 따라 부르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지역 가수들의 공연과 소원 비행기 날리기, 김광석을 그리워하며 하늘로 높이 풍선을 날려보내는 퍼포먼스 등이 있었다.


풍선 퍼포먼스 광경 김광석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풍선을 날리고 있는 모습
풍선 퍼포먼스 광경김광석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풍선을 날리고 있는 모습김용한

공연을 마친 후, 야외공연장 앞에 마련된 그의 동상 앞에서는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동호회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 그를 기억하며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상 앞에는 많은 사람이 건넨 국화꽃과 함께 한 동호회 회원이 직접 가져와 놓았다는 그의 사진과 소주와 담배 한 개피가 놓여 있었다.

지나는 시민들은 그의 동상 앞에 마련된 추모 촛불 앞에 국화를 건네거나 그와 함께 추억을 담듯 한 장의 소중한 사진을 가슴 속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도 보였다.

한 동호회원은 "당신은 우리에게 기억될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아픔의 일은 기억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당신은 나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꽃다운 나이 서른 세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김광석님의 모든 사람들이 당신의 이야기 노래와 열정을 사랑하니까요"라고 선창을 하였고, 이를 지켜보던 동호회원들은 "사랑합니다"로 화답했다.

그동안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재개발을 줄곧 외쳤던 이곳 주민들도 이제는 오른 집값 덕에 주인들은 웃음보를 터트릴지 모를 일이나 이곳에 상주하여 싼값에 머물던 예술가들은 그들의 작업공간을 포기한 채 더 싼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

그사이 이곳은 상인들에게는 돈을 벌수 있는 터전이 되어버렸고,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기업형 식당과 카페들이 눈부시게 이곳을 선점해 나갔다. 김광석은 브랜드가 되어 상술에 이용되기도 하였고, 한 구청의 치적 사업이 되기도 한다.

김광석 동상 앞에 추모헌화하는 시민들 국화꽃을 건네고 있는 지역 시민들의 모습
김광석 동상 앞에 추모헌화하는 시민들국화꽃을 건네고 있는 지역 시민들의 모습김용한

반면, 언제나 이곳을 방문하면 그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쉽사리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변화에는 수많은 지역 예술가의 혼과 정성이 담겼다. 거의 500미터에 이르는 공간에 오토바이 타는 김광석, 기타치는 김광석까지 그를 한번쯤을 그리워할 수 있는 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다. 

그렇게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은 그의 노래 <변해가네>처럼 세상의 도도한 물결 속에도 자꾸만 변해가고  또 변해가고 있다. 때로는 이상한 쪽으로, 때로는 장사꾼의 이익이 판치는 그런 상가들이 즐비한 그런 모습으로 말이다.

가객 김광석은 아직도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머물고 있길 원하고 머물고 있는데, 이 세상은 아주 빠르고 신속하게 변해가고 있다. 오는 22일은 고인이 된 김광석의 생일이 돌아온다. 이 시기에 맞춰 지역에서는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공연을 열 전망이다.
#김광석 #김광석다시그리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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