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입당원서 낸 권민호 거제시장 "문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밝혀... "당적 정리해 고향 출신 대통령한테 도움주고 싶다"

등록 2018.01.07 15:31수정 2018.01.08 10:10
26
원고료로 응원
"지난 해 4월 자유한국당 탈당했을 때 더불어민주당 중진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민주당 거제 당원들이 저의 명예훼손시키면서 입당 반대하는데, 어느 누구 한 사람도 따뜻한 손을 내밀지 않아 서운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께서 '입당했느냐'고 물어 보시더라. 대통령한테서 그 말씀을 듣는 순간 그동안 서운했던 마음이 봄눈 녹듯이 사라지더라. 그래서 더 고향 출신 대통령한테 충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권민호(61) 경남 거제시장이 7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밝힌 심정이다. 권 시장이 민주당 경남도당에 입당 원서를 내자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권민호 시장은 옛 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경남도의원과 거제시장을 각각 재선했다. 권 시장은 그러다가 지난해 4월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지금까지 무소속으로 있었고, 지난 3일 입당원서를 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오는 9일 오전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권 시장의 입당 여부를 논의한다. 권 시장이 입당원서를 내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위원장 변광용)와 문사모(문재인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는 권 시장의 '입당 반대'를 선언했다. 또 당원 하준명씨는 지난 4일 거제시청 앞에서 '입당 반대 단식농성'에 들어갔고, 김은숙·이용갑씨는 '삭발'했다.

a  권민호 경남 거제시장.

권민호 경남 거제시장. ⓒ 거제시청


권민호 시장은 전화통화에서 민주당 입당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권 시장은 거제가 고향인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입당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에서 태어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새해 첫 현장방문으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권민호 시장과 잠시 인사를 나누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권 시장은 "공식 행사였기에, 시장이 대통령하고 길게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다만 대통령께서 마지막에 떠나시면서 입당했느냐고 물으시더라. 그런 말씀을 하실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오늘(3일) 입당원서를 냈다는 말씀만 드렸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국정수행하는데도 엄청나게 일이 많은데, 저의 입당 같은 어쩌면 사소한 일에까지 배려하고 신경을 쓰시는 것 같아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입당 반대 목소리에 대해, 권 시장은 "지난 대선 때부터 있어 왔다. 그 때 입당하지 않았다. 시기적으로 이제는 입당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해 원서를 냈는데, 너무 극심하게 반대한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입당을 반대하는 분들이 저나 시정에 대해 온갖 의혹을 거론한다. 그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저는 정말 부도덕한 사람이다"며 "나열해 놓은 게 맞다면, 제가 입당하게 되면 당에 누를 끼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저는 문 대통령의 고향에서 보수 진영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아가면서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시장이라 지난 대선 때 선거운동을 하지는 못했지만, 탈당의 메시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분들이 제기하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저는 혀를 깨물고 죽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 분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위원장을 비롯해 정당 지역위원회를 이끄는 운영 주체세력들이 그렇게 무모하게 자치단체장을 폄하시켜서는 안된다"고 했다.

두 가지 입당 사유를 들었다. 권 시장은 "당적을 정리해서 고향 출신 대통령한테 도움을 주고 싶다"며 "대통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잘 하시라는 입장에서 제가 입당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저의 입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저에 대해 너무나 의혹이 있다고 했는데, 제가 입당하지 않으면 그런 의혹 때문에 안된 것처럼 될 수 있다. 입당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를 그 분들이 만들어 놓고 있다"고 했다.

권 시장은 이미 '거제시장 3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경남지사에 도전한다. 권 시장은 "저는 거제에서 시장도 시의원도 국회의원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시장을 비롯한 자리는 고향 사람들이 하도록 기회를 주려고 한다. 시장 불출마 선언을 해준 것은 아름다운 정치를 한 거 아니냐"고 했다.

권 시장은 "입당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은 순수성이 없다. 그 분들은 거제시장 선거 등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저의 입당에 반대 운동한다면 진정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권민호 #거제시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댓글2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2. 2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3. 3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4. 4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5. 5 계엄은 정말 망상일까? 아무도 몰랐던 '청와대 보고서' 계엄은 정말 망상일까? 아무도 몰랐던 '청와대 보고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