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성당 인근. 사람이 살지않는 빈집이다. 그 빈집 조차 하얀 눈에 둘러 싸여 하나의 풍경이 되고 있다.
이재환
지방 중소 도시에는 낡고 오래된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 1970년대 건물에 낡은 기와집이 아직도 살아 있고 오래된 목재 창문을 가진 집도 그대로 이다.
충남 예산군 예산읍 구도심에는 예산 성당이 있다. 아산의 공세리 성당과도 닮아 보이는 성당은 1927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청남도 기념물 164호인 예산 성당 주변에는 작고 아담한 옛집들이 많다.
지난 11일 하얀 설경에 이끌려 예산 성당 주변을 둘러 봤다. 성당 주변의 주택들은 마치 시간 여행이라도 온 듯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예산의 구도심은 개발 논리에 밀려 상당수의 가옥과 건물이 헐리고 있다. 물론 그 자리에는 새로운 건축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구 시가지를 조금만 비켜서도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 예산 성당 주변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들이 여러 채가 있다. 집들은 하나 같이 그곳에 살던 이의 추억을 그대로 기록이라도 하듯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하얀 눈에 둘러싸여서일까. 그곳에 살지 않는 이방인의 눈에도 집들은 마치 고향집처럼 포근하게 느껴진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들 사이에서도 누군가는 오래된 집을 마치 보물처럼 아끼며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