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다문화강사 이정민 씨
송하성
이정민씨는 "베트남 유학생을 만나는 일이 좋긴 하지만 가끔은 속상하고 힘이 든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유학 오려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돈이 필요해 한국에 와서도 일을 해야 한다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그는 말했다.
"이번에 유학생 일부가 학교를 나오지 않아 마음이 안 좋아요. 동생처럼 생각해서 더 그래요. 계속 공부하고 싶어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려워 나가서 일을 하게 되죠. 하지만 유학생들의 처지를 업체가 이용해 일만 시키고 돈을 안 주는 경우가 있어요."유학생들은 주당 근로시간 등이 제한돼 있어 이를 이용해 일을 시키고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한국과 베트남의 생활비는 20배 차이가 난다. 엄마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생활비를 대어주기 힘들다"며 "이러한 상황들을 지켜보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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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조기적응프로그램 일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조기적응프로그램으로 처음 들어오는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수업을 한다. 법무부에서 수업을 받으면 비자가 2년 연장된다. 1~3기가 있는데 1기는 먼저 온 결혼이민자와의 만남을 통해 한국생활에 대해 알려주고, 2기에서는 부부 상담을 진행한다. 3기는 내가 진행하는데 한국생활, 한국 법체제 등 한국정보에 대해 베트남어로 알려준다. 비자만료, 서류준비, 법 체제, 다문화센터 등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는데, 교육을 받은 이들이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정민씨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다문화강사 수업을 통해 얻는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수업이 끝난 후 끼고 있던 반지를 선물이라고 주거나, 핸드폰 번호를 물어보고는 '다음에 또 오라'고 반겨주는 친구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했다.
"아들과 함께 길을 지나다 한 달 전쯤 수업을 했던 아이를 만났는데 '선생님'하고 반갑게 인사를 했어요. 아들이 '왜 엄마보고 선생님이라고 해?'하고 물어보는데 마음이 뿌듯하고 좋았어요. 그래서인지 몸이 아프다가도 수업에 나가면 힘이 나고 재미있어요."그는 "베트남에 동생들이 많아서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역시도 처음에는 낯선 사람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단점을 고치기 위해 도전해야 했다고.
"많은 이들 앞에 나서는 것이 쑥스러워 말이 안 나왔어요. 한번 고쳐보려고 시작했는데 힘든 것도 있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기회가 되면 한국과 베트남 무역을 하는 쪽에서 일하고 싶어요""두 아이의 엄마로 집안에서만 생활하다 힘들 때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지금 생활을 찾게 됐다"는 그는 지금보다 좀 더 당당하고 주위를 돌아보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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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기 위해 시작한 일… 수업 즐겁고 보람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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