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남미서 썰렁한 환대... 이유는?

가톨릭 사제들 잇따른 성추문에 규탄 여론 높아져

등록 2018.01.16 15:13수정 2018.01.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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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의 남미 순방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남미 순방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CNN

남미 순방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썰렁한 환대를 받았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교황이 첫 방문지 칠레 산티아고에 도착하자 수천 명이 나와 환영했다. 하지만 교황이 방문했던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환영 인파가 눈에 띄게 적었다.

칠레에서는 지난 2015년 수십 명의 아동을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동료 사제의 혐의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후안 바로스 주교가 칠레 오소르노 교구장으로 임명되자 교황청에 대한 반발 여론에 거세다.

바로스 주교는 동료 사제의 아동 성추행을 전혀 몰랐다는 주장이지만 칠레 검찰이 공식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성추행 피해자 가족들은 바로스 주교의 퇴출을 주장하며 교황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황 방문을 앞두고 지난 12일 수도 산티아고 성당 3곳에 화염병 투척 사건이 벌어졌고, 교황이 산티아고에 도착한 이날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환영 인파에 섞여 가톨릭 규탄 시위를 벌였다.

외신들은 "칠레에서 지난 2000년 이후 80여 명의 가톨릭 사제들이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됐으나 교황청은 절반 정도만 유죄를 인정했다"라며 "교황청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환대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칠레 국민 대다수는 여전히 가톨릭 신자이지만, 사제들의 잇따른 스캔들과 교회의 세속화 탓에 가톨릭이 도덕적 권위를 잃어버리면서 영향력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교황의 칠레 다음으로 방문할 페루에서도 유명 가톨릭 단체 설립자 루이스 페르난도 피가리 신부의 아동 성추행이 폭로되면서 대규모 규탄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험난한 남미 순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황은 남미 순방을 앞두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있다"라며 "그들과 기쁨, 슬픔, 어려움과 희망을 나누고 항상 교황이 함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 #가톨릭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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