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의 코인 규제가 박근혜 국정농단보다 나쁘다는 정체불명 주장을 소개한 Tv조선(1/12)
민주언론시민연합
국정농단보다 코인 규제가 더 나쁘다?TV조선의 <"국정농단보다 코인 규제 더 나빠">(1/12
https://goo.gl/mLEswh)는 제목 그대로 "가상화폐 주된 투자자인 이삼십대 청년층"이 문재인 정부에 분노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규제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비교"까지 하고 있다는 황당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부 분노한 투자자가 이러한 발언을 했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이 같은 비교가 상식적으로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어야 합니다. 그러나 TV조선은 이를 제목을 통해 부각했습니다.
심지어 TV조선은 보도 제목에 "국정농단보다 코인 규제 더 나빠"라는 발언을 큰 따옴표로 인용해 실제 누군가 이러한 발언을 직접적으로 한 것처럼 전하고 있는데요. 정작 보도 안에는 실제 이러한 발언을 내놓은 인물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기자가 "가상화폐 규제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비교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 뒤, 마치 이러한 해설을 뒷받침하는 시민 의견인양 붙여놓은 인터뷰는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그렇게 얘기한 거는 독단적으로 한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 발언 한 마디로 투자자들 심리가 위축되고"라는 말이었습니다.
이는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독단적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일 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문재인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를 비교하는 내용이 아닌데도 이런 식으로 편집한 것이죠.
이어서 TV조선이 부각하여 보여준 인터넷 댓글들 역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철회' 혹은 '압박 예고' 의사를 담고 있는 것들일 뿐입니다. 댓글 중에서도 '국정농단 보다 코인규제가 나쁘다'라는 내용은 없습니다.
이 문제적 보도는 "가상화폐 규제 시도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주된 지지층이었던 20~30대의 마음이 흔들린다는 때 이른 관측도 나옵니다"라는 기자의 멘트로 마무리됩니다.
투기 열풍 부는데 '대박 사례' 나열도위 보도의 또 다른 특징은 '미숙한 정부 대응'이 아닌 '가상화폐 규제 그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인데요. 다음날 내놓은 <나라 안팎 가상화폐 '초대박' 설설설>(1/13
https://goo.gl/2bBWoF) 같은 보도가 그렇습니다.
보도는 "여러 위험이 있는데도 가상화폐 투자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 이른바 대박이 난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칭 수백억 원을 벌었다는 경험담이 쏟아집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를 번 사례가 있을까요?"라며 보도를 통해 무려 '가상화폐 투자 대박 사례'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앵커는 이런 '구미 당기는 멘트'를 쏟아낸 뒤'에야 "유념하셔야 할 것은 돈을 잃은 사람도 상당수라는 겁니다"라는 충고를 덧붙입니다.
이런 지적이 무색하게 기자는 리포트 시작부터 이렇게 말합니다.
"비트코인으로 처음 대박을 낸 부자는 미국 제미니 거래소를 설립한 쌍둥이 윙클보스 형제입니다. 이들은 2012년 120달러에 산 비트코인이 지난해 100배 올라 10억 달러, 우리 돈 1조원 이상을 벌었습니다. 리플 랩 회장인 크리스 라센도 보유한 코인 액수가 599억 달러, 63조원에 달해 억만 장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라이트코인 창시자인 찰리 리는 지난해 말 자신의 코인을 모두 매각했는데, 이 때 가격이 연초보다 75배 오른 상태였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회장은 올해 가상화폐를 공부하겠다고 선언했고, 마이크로 소프트 창시자인 빌게이츠도 가상화폐의 전망을 낙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100만원으로 시작해 340억 원을 벌었다는 한 사례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회자됐고 몇 천, 몇 억 원 수익을 냈다는 확인되지 않은 경험담도 수없이 생성됩니다."2분3초짜리 보도에서 앵커멘트를 제외하고도 무려 1분10초가 넘도록 '성공 사례'를 소개합니다.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는 가상화폐 투자자의 "10초 만에 600(만원) 먹었어(벌었어)"라는 흥분에 찬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반면 투자 위험에 대해서는 "하지만 손실을 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워렌 버핏, 마윈 등은 가상화폐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를 4~5년 연구한 이들이 지금 큰돈을 벌고 있다며 준비없는 투자를 경계합니다"라며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솔직히 전 비트코인의 팬은 아닙니다"라는 발언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는 시장에서 투기 광풍이 일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 '대박'을 낸 사례를 묶어 보여주는 것은 조금 위험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