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웅진주니어
아이들한테 "더 놀래? 아니면 잘래?" 하고 물으면 으레 "더 놀래!" 하는 말이 나옵니다. 아무리 하품이 쏟아져도 잠들 생각을 안 하기 일쑤입니다. 오늘 우리 집 아이들을 지켜보면서만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습니다. 저도 어릴 적에 언제나 '잠보다 놀이'였어요.
그러면 언제 잘까요?
그야말로 까무룩 곯아떨어질 무렵까지 놉니다. 방바닥에 엎어져 새근새근 잠들어도 놀이를 그치고 싶지 않은 어린이 마음이라고 하겠어요. 마치 놀이가 잠이요, 놀이만 하면 잠이 없어도 되며, 놀이에 사로잡혀 온 하루를 다 보내는 셈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림책 <쿠피야, 잘 자>(웅진주니어 펴냄)는 놀이가 참으로 좋은 아이가 얼마나 잠을 안 자고 싶은가를 재미나게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그림책에 나오는 쿠피네 장난감은 쿠피를 두고 하나둘 잠자리로 갑니다. 시계도, 장난감 자동차도, 그림책도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더니 슬금슬금 자리를 떠나요.
어린이 쿠피는 저하고 이제껏 잘 놀던 장난감이며 그림책이 떠나도 잘 생각을 안 합니다. 그렇지만 입에서는 자꾸 하품이 나옵니다. 나중에는 등불마저 졸립다면서 스스로 톡 꺼져요.
엄마도 졸려, 아이 졸려.
쿠피야, 잘 자! 내일 또 만나.
싫어!
나도 잘 거야! (17∼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