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문재인 대통령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예나 지금이나, 한 장의 사진이 여하한 말보다 진실을 전달하곤 한다. 특히나 순간적으로 포착된 사람의 몸짓과 표정은 거짓된 모습을 연출하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다. 찍는 사람은 몰라도, 순간 카메라에 담긴 피사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기억하지 않나. 지난 2014년 4월 진도 팽목항 진도체육관에서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었던 연출된 얼굴을. 세월호 대국민 담화 담시 박 전 대통령이 흘렸던 지극히 작위적이었던 그 눈물을.
지난 27일, 한 장의 사진이 강렬하게 다가온 것도 그 때문이다. 이날 오전 밀양 삼문동 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담은 청와대의 사진 한 장.
사진에 담긴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은 미간을 한껏 찌푸린 채 미안함과 애통함에 가득 찬 애처로운 표정 그 자체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30여 분 동안 유가족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하고 위로를 건넸고, 희생자 가족을 만나는 도중 한 차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그 애처로운 감정으로 눈물짓고 오열하며 애통해 하는 유족들을 마주하며 감정을 이입했기에 가능한 눈물이었을 것이다.
화재 발생 직후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가동시킨 것으로 알려졌고, 문 대통령 역시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화재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복합 건물에 대한 화재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이번 화재로 말미암은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조기 수습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제천 화재 참사에 연이어 일어난 화재사고를 놓고, 문 대통령은 우선적으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향후 사고 방지 대책을 포함, 대통령으로서, 국가수반으로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에 일단 전력을 기울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 속 얼굴은, 그리고 눈물은 그렇게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는 이의 표정이요, 반응이었을 것이다. '악어의 눈물'이라 불렸던 박 전 대통령의 그것과는 전혀 딴판인. 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치 못할 수 있다.
엄청난 인명 피해 앞에, 제천 참사에 연이은 화재 사고 앞에, 인재라 불리는 참사 앞에 대통령과 현 정부의 책임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현 정부로서 가지는 책임이다. 자유한국당이 연일 공세 중인 그런 말도 안 되는 '공격'을 받을 일인지에 대해서는 재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홍준표 대표의 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