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 때는 옷 입힐 때도 쩔쩔 맸던 초보 엄마였다. 작은 아이, 옷 입히기 정도는 거뜬한 육아 경력자.
최다혜
태어나자마자 엄마아빠가 육아 경력자, 둘째둘째는 노련한 부모 덕에 불안할 일이 적었다. 엄마아빠가 24개월 동안 육아 근육을 캥거루마냥 우락부락하게 불려 놓았다. 크게 당황할 일? 아직까진 없다.
"분수토 했어? 괜찮아. 잘 놀고, 잘 자지? 색깔은? 아까 먹은 뽀얀 젖색이야? 그럼 괜찮아. 지켜보자.""밤잠 자다 자꾸 깨? 그냥 두자. 밤잠 쭉 자야하는 것을 배워야지. 다행히 아빠가 재우니, 엄마 젖냄새에 덜 괴로워해서 통잠 잘 수 있을 거야.""울어? 기저귀도 가렸고, 막 수유도 끝냈으니 배도 부를 거야. 아마 심심한 모양이네. 잠깐 데리고 산책 가보자. 사람 구경 시켜주게."둘째는 노련한 부모 덕에 불안할 일이 적었다. 그리고 심심할 틈이 없다. 혼자 덩그러니 떨어져있어도, 엄마, 아빠, 언니가 떠들고 돌아다니는 모습 보며 배실배실 잘 웃기만 한다. 정신없이 하루하루 지나 보니, 어느새 이유식 시작 할 5개월도 되었다.
첫째, 둘째는 각자 다른 길을 걸을 뿐이다. 따져보니 불쌍할 일 하나 없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본인들은 그저 세상 즐거운 아이들이다.
무엇에 더 신경 쓸 것인가. 매일 반복되는 언니, 동생의 엇박자인가, 아니면 행복의 수혜자인가. 엄마인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각자 상황에 맞춰 잘 살고 있는 아이들을 가엾게 여기지 않는, 비교적 간단한 것이었다.
어린 아가들의 삶도, 자세히 들여다 보았더니 각각 다른 형태의 행복이 있었다. 어떤 삶의 모양이든 모두 귀하게 여긴다면 두 아이 다 만족스럽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내 삶에도 포진해 있는 행복들을 눈치챌 수 있도록, 아이들 옆자리에 같이 멍석을 깔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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