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업계의 '인체 실험' 논란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BBC
독일 자동차업계가 원숭이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배출가스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각) 독일 일간지 <슈투트가르트차이퉁>은 최근 수년간 독일 자동차업계가 사람을 실험 대상으로 동원해 배출가스 유해성을 연구했다고 폭로했다.
폴크스바겐, 다임러, BMW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자금을 모아 만든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 대외비 문서 '2012~2015년 활동보고서'에는 질소산화물 단기간 흡입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EUGT은 자동차 업체들의 권고를 받아 '건강하고 젊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매주 한 번씩 3시간 동안 다양한 농도의 질소산화물을 흡입하도록 한 뒤 건강 검진을 하는 실험을 독일 아헨공대에 의뢰했다.
질소산화물은 눈과 호흡기 점막을 자극하고 각종 기관지 질환을 일으키는 유해 물질로 알려졌다. 그러나 EUGT는 이듬해 2016년 '질소산화물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헨공대 실험 책임자는 "질소산화물은 자동차 배출가스 질의 일부에 불과하며 실생활에서는 노인, 아동, 임신부 등 다양한 계층이 장기적으로 흡입한다"라며 "이런 소규모 실험을 근거로 배출가스가 무해해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