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고래이야기
아빠는 내게 꾹 참고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고 알려주셨어요. (2쪽)
엄마는 기다리는 게 늘 좋은 건 아니라고 얘기해 주셨죠. (3쪽)
삶을 섣불리 둘로 가를 수 없습니다만, 때때로 두 가지로 볼 수 있구나 싶습니다. 이를테면, 이렇게 해야 좋거나 저렇게 해야 나쁘다고 가를 수 없다고 느껴요. 그러나 이렇게 할 적에는 이렇기에 좋거나 배울 만하고, 저렇게 할 적에는 저렇기에 재미있거나 새롭구나 싶습니다. 눈길에 넘어진대서 나쁘다고 여기지 않아요. 눈길에 넘어지기에 더 살피며 걸어야겠네 배우기도 하고, 눈길에 넘어져 보며 새삼스레 눈놀이를 즐기기도 합니다.
별을 보고 싶으나 구름이 짙게 낀 날이 있어요. 이런 날에는 별을 못 보지만 밤에 짙게 낀 구름을 새삼스레 바라봅니다. 구름 짙은 밤은 이러한 빛이나 느낌이라고 배워요. 가게를 찾아갔는데 마침 문을 닫았으면 헛걸음을 한 셈이지만, 다른 가게를 찾는다든지, 다른 가게도 못 찾으면 골목마실 다닌 셈 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