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투, 위드유 피켓을 들고 있는 학생들.
김시운
2시간 넘게 진행된 3ㆍ8행진은 광화문에서 안국동과 종각을 지나 다시 광장으로 돌아왔다. 행진 참가자들은 ▲성폭력 근절 ▲성평등 헌법 개정 ▲여성 대표성 확대 ▲성별 임금격차 해소 ▲차별금지법 제정 ▲낙태죄 폐죄 등 요구사항 여섯 가지를 외쳤다.
이어서 '말하고 소리쳐 바꾸자 - 3ㆍ8샤우팅' 행사가 열렸다. 학생ㆍ교수ㆍ경찰ㆍ청년 당원 등 다양한 연령대와 조직의 성차별ㆍ성폭력 피해자가 무대에 올라 자신의 피해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들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 전반에 성차별과 성폭력이 만연함에도 여성들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밝히기 어렵다. 가해자가 조직 안에서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 오히려 '성폭력 피해 말하기'로 인해 피해자가 불이익을 받고 2차 피해를 당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용기를 낸 발언자들을 향해 시민들은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이아무개(19)양은 초등학교 시절 남성 담임교사에게 상습적으로 당한 성추행 경험을 고백했다.
"여성청소년은 폭력에 가장 취약한 대상이다.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였던 A씨는 제 몸을 함부로 만지고 본인의 다리 위에 나를 앉혔으며, 심지어 여자화장실에 함부로 들어와 추행했다"고 한 뒤 "학교와 외부 상담교사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선생님이 설마 그러겠냐는 말로 묵살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20년 가까이 경찰생활을 했다는 임아무개씨는 "후배 여경이 찾아와 선배 B가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있다고 말하기에, 고소를 도와줬다. 하지만 조력자로서 나는 '꽃뱀 여경'으로 낙인찍혔고, 조직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다른 지역으로 배치됐다"며 "경찰사회는 남성 중심의 수직적 계급사회인데, 10%에 불과한 소수 여성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여러 악습에 희생당한다"고 경찰조직 문화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