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데이를 기념해 사온 호두 파이
강정민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기도 하지만 파이 데이(pi day)이기도 하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원주율의 또 다른 이름이 '파이(π)'다. 원주율을 '파이'라고 쓴 이유는 그리스어로 둘레를 뜻하는 단어가 '파이'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원주율의 값이 대략 3.14이다. 그래서 파이를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서 3월 14일을 '파이 데이'로 정하고 수학계에선 행사도 많이 하고 있다.
파이의 값은 3.1415926... 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무한소수라서 수학계에선 3월 14일 오후 1시 59분에 파이를 먹는 기념식을 갖는다고 한다. 파이라는 표기를 처음으로 쓴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지만 스위스의 수학자인 오일러가 자신의 책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파이의 날엔 어떤 행사가 열리나 찾아보았다. 파이 먹기, 파이 던지기, 파이값 암송하기, 파이값 구하기 대회가 열린단다. 파이 노래도 있단다. 파이 값은 무한소수라 아직도 계속 그 값을 구하고 있다. 여러 가지 행사 중에서 '파이 먹기'나 '3.14' 구하기는 우리 집에서도 할 수 있겠다 싶다.
초등학생인 막내를 위해서 호두 파이를 사 왔다. 사실 고등학생인 둘째는 이 파이를 보면 뭐하러 이런 비싸고 양이 적은 파이를 사왔냐고 타박을 할 거 같다. 그럼 어떤가? 파이를 사오는 것도 다 초등학생인 막내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다. 적어도 이런 경험을 하면 나중에라도 '파이에 대해서 수학에 대해서 좋은 추억이 남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내 마음에 깔려있다.
우리는 보통 초등학교 때 원주율을 처음으로 배운다. 원의 둘레는 원의 지름 곱하기 3.14라고 배웠다. 열심히 외운 공식이 원의 둘레는 2파이r 이고 원의 넓이는 파이r의 제곱이다.
초등학교 땐 원의 둘레나 원의 넓이를 계산할 때마다 3.14를 곱해야 해서 계산이 쉽지 않고 어려웠다. 그래서 나도 수학을 싫어했었다. 그런데 중학교 올라가니 3.14 대신에 '파이'를 배우게 되었다. 일일이 소수를 곱할 필요가 없이 그냥 파이만 붙여주면 계산이 끝이 나게 되어서 파이가 참 좋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