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오염된 물이라고? 5~10분만 흘려보내도 '안전'

서울대 빗물이용연구센터 정성운 연구원, 최근 빗물저장소 설치한 홍동 방문

등록 2018.03.23 14:58수정 2018.03.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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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과 19일 내린 비로 홍동마을활력소의 빗물저장탱크가 가득 찼다. 이동근 활력소 사무국장이 물을 틀어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과 19일 내린 비로 홍동마을활력소의 빗물저장탱크가 가득 찼다. 이동근 활력소 사무국장이 물을 틀어 보이고 있다. 이재환

지난해 충남도는 가뭄 극복 대책 중 하나로 도수로를 만들어 충북에 있는 대청댐 물을 끌어다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이 하나 있다. 요즘 시골에서는 가뭄이 들면 상수도 물을 이용해 텃밭에 물을 준다. 지하수조차 귀한데다 상수도 물이 오히려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빗물 전문가들은 단순히 상수도 시설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가뭄 극복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빗물만 잘 활용해도 가뭄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빗물을 모아 화장실용으로 이용하고, 가뭄으로 타들어 가는 밭에 사용할 경우, 그 보다 더 좋은 물 절약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지붕에 내린 빗물을 받을 경우 옥상(혹은 지붕)에 쌓인 미세 먼지가 여과 없이 빗물저장소에 들어 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빗물이 오염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초기에 내린 빗물을 5분 정도만 흘려보내도 빗물의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성운 서울대학교 빗물이용연구센터 연구원은 "초기에 내리는 빗물을 5분에서 10분 정도만 그대로 흘려보내도 오염을 막을 수 있다. 그와 관련된 기술도 이미 나와 있다"며 "초기 빗물을 흘려보낼 경우 오염이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나왔다"고 강조했다. 

물의 날인 지난 22일, 서울대 빗물이용연구센터 정성운 연구원이 충남 홍성군 홍동면을 방문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홍동을 국내 최초 빗물 마을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홍동은 빗물저장소를 설치하고 활용하는데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며 "열정적인 활동가들과 적정기술을 보유한 아하생활기술협동조합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또 "빗물 저장소를 관에서 주도해 설치할 경우 설치 단가가 터무니없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연구소)의 목표는 최대한 비용을 적게 들이는 방법으로 빗물을 활용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홍동을 전국 최초의 빗물 마을로 만들어 보자


 정성운 연구원이 홍동 파출소에 설치된 빗물저장소를 둘러 보고 있다.
정성운 연구원이 홍동 파출소에 설치된 빗물저장소를 둘러 보고 있다. 이재환

정 연구원은 "빗물을 모아 쓸 경우 하류 쪽의 홍수를 방지하는 기능도 있다"며 빗물 저장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가뭄의 주된 원인은 지하수 자원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하수를 충수하지 않고 계속 뽑아 쓰다 보니 땅이 매 마른다. 그에 따른 악순환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동면에는 현재 홍동마을활력소와 홍동파출소의 두 곳에 빗물저장소가 시범 설치되었다. 조만간 홍동면사무소에도 빗물저장소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 연구원은 "홍동에서 빗물 활용의 좋은 사례를 만들면 빗물 저장소 설치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홍동을 전국 최초의 빗물 마을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홍동마을활력소 #빗물저장소 #서울대 빗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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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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