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과 19일 내린 비로 홍동마을활력소의 빗물저장탱크가 가득 찼다. 이동근 활력소 사무국장이 물을 틀어 보이고 있다.
이재환
지난해 충남도는 가뭄 극복 대책 중 하나로 도수로를 만들어 충북에 있는 대청댐 물을 끌어다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이 하나 있다. 요즘 시골에서는 가뭄이 들면 상수도 물을 이용해 텃밭에 물을 준다. 지하수조차 귀한데다 상수도 물이 오히려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빗물 전문가들은 단순히 상수도 시설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가뭄 극복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빗물만 잘 활용해도 가뭄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빗물을 모아 화장실용으로 이용하고, 가뭄으로 타들어 가는 밭에 사용할 경우, 그 보다 더 좋은 물 절약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지붕에 내린 빗물을 받을 경우 옥상(혹은 지붕)에 쌓인 미세 먼지가 여과 없이 빗물저장소에 들어 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빗물이 오염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초기에 내린 빗물을 5분 정도만 흘려보내도 빗물의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성운 서울대학교 빗물이용연구센터 연구원은 "초기에 내리는 빗물을 5분에서 10분 정도만 그대로 흘려보내도 오염을 막을 수 있다. 그와 관련된 기술도 이미 나와 있다"며 "초기 빗물을 흘려보낼 경우 오염이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나왔다"고 강조했다.
물의 날인 지난 22일, 서울대 빗물이용연구센터 정성운 연구원이 충남 홍성군 홍동면을 방문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홍동을 국내 최초 빗물 마을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홍동은 빗물저장소를 설치하고 활용하는데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며 "열정적인 활동가들과 적정기술을 보유한 아하생활기술협동조합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또 "빗물 저장소를 관에서 주도해 설치할 경우 설치 단가가 터무니없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연구소)의 목표는 최대한 비용을 적게 들이는 방법으로 빗물을 활용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홍동을 전국 최초의 빗물 마을로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