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밭을 지키는 또다른 생명 '평화', 진밭의 평화
손소희
진밭의 또 하나의 생명 '평화'는 용각 어른의 부고 소식을 아는지 모르는지 차에서 내린 나를 보고 두발을 들어 껑충껑충 뛰면서 반가이 맞아준다. 비종교인인 나도 매일같이 진밭을 지키면서 이뤄져온 종교인들의 기도는 내 안의 기도로 자리를 잡았다.
원불교의 법회도, 개신교의 예배도, 천주교의 미사도 내게는 내안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기도이고, 소성리의 평화를 염원하는 간절함이다.
소성리에 남겨둔 사드를 뽑지 못해 가슴 아팠을 용각 어른을 위해 기도했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소성리에 홀로 남을 규란 엄니의 곁을 우리가 지켜드리겠다고 용각 어른께 약속했다. 용각 어른께, 소성리는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영면하시라 기도했다.
아침 기도를 마친 소성리평화지킴이들은 진밭교에서 사드 미군기지로 가는 길에 놓여있는 경찰경계초소에 올라 진밭의 아침을 알렸다.
'전쟁연습 중단하고, 대화하라.' '미국사드는 미국으로 가져가라.' '주한미군 철수하라.' '무기장사 그만하라'고 외친다. 배에 힘을 꽉 주고 외친다.
'전쟁 말고 평화', ' 대결 아닌 대화'
소성리가 눈물로 호소하는 이유다.
용각 어른요. 사드 못 뽑았다고 슬퍼하지 마이소. 규란 엄니 잘 모시고, 사드 뽑을 때까지 소성리주민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할끼라예. 하늘 나라 가서는 고통없이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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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담대한 순간을 만나고 싶어서 취재하고 노동자를 편들고 싶어서 기록한다. 제30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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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각 어른요!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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