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라는적> 책표지
흐름출판
저자인 라이언 홀리데이는 자신의 실패 경험에서 에고가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은 사람이다. 그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아메리칸어패럴이라는 회사에서 마케팅 이사로 활동했다. 젊은 사람이 임원으로 올라간 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고, 저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일을 찾아 나갔다. 비버리힐스의 연예기획사의 이사로 활동하기도 했고, 25살에 쓴 책이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의 이런 업적들은 손쉽게 무너졌다. 아메리칸어패럴은 파산 위기에 몰렸고, 연예기획사 역시 막대한 빚을 지게 되었다. 저자는 스트레스에 치이고 초라한 사람이 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이렇게 된 원인을 파악했다.
그것은 저자가 큰 성공의 가능성을 발견하면 찾아오는 흥분에 취해서 위험을 거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를 깨달은 저자는 무려 자신의 오른팔에 '에고는 적이다(EGO IS THE ENEMY)'라고 문신까지 새겼다.
저자가 강조하는 최악의 적은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 있는 에고다. 저자가 말하는 에고는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이다. 합리적인 효용을 넘어서 누구보다 더 잘해야 하고, 보다 더 많아야 하고, 또 보다 많이 인정받기를 원하는 마음이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라는 부제가 말하듯이, 저자는 삶의 순간 순간에서 에고의 목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Ego is the enemy'라는 영어 원제처럼 책이 말하는 바도 명확하다. 돌아서 표현하지 않고 바로 직접적으로 말한다. 때문에 책이 읽기 쉽다.
책이 말하는 가장 위험한 판단은 자신의 에고의 목소리를 듣고 그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솔직한 판단을 내리라고 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자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매우 비판적이다. 에고는 단순하며, 에고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에게 절제하고 인내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열망과 성공의 '위험성'열망과 성공 역시 잘못된 방향으로 사람을 이끌 수 있다. 열망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열정을 강조하고, 젊은 사람이 등장하는 TV 프로그램이나 광고에선 더욱 더 그렇다. 하지만 저자는 중요한 성취를 이루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이 바로 그 열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열정보다 목적의식과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공한 사람 만큼이나, 실패한 사람들도 열정이 있었다. 준비가 부족한 열정, 정교함이 부족한 열정은 결국 실수로 이어진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역사 속의 인물들도 겪는 문제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침공을 계획하면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비참하게 패배했고 러시아 정복에 실패했다. 그는 처음에 자신만만한 위세를 자랑하며 이끌고 갔던 대부대 가운데 겨우 일부만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런 나폴레옹에게서 처음의 그 뜨겁던 열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79P
성공은 모든 사람의 목적이지만, 이는 지속되지 않는다. 한 번 성공을 하더라도 앞으로 계속해서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또한 한 번 성공을 거두면, 다른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을 사냥하고 그 자리를 뺏으려고 나선다. 따라서 전보다 더 비판을 수용하고 개선하며 성장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그런데 계속해서 노력하지 않고, 자기가 거둔 성공에 취해서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기 시작하면 위험해진다. 스스로 자신에게 신화를 쓰면서 자기가 천재라고 자아도취에 빠지면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노동과 창의성, 끈기에 근거한 성공을 자신의 우월함에 근거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노력이 줄어들게 된다.
사람들이 내리는 '천재'라는 평가를 믿는 데에 진정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자만심에 도취되어 자기 스스로를 천재라고 칭하는 일은 한층 더 위험하다. 경력 뒤에 따라붙는 직책의 꼬리표도 마찬가지다. (중략) 이런 것들은 실제 현실과 당신을 일치하지 않게 만들 뿐만 아니라 최초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실제 전략과도 어긋나게 만들어버린다. -156P
그렇다면 대신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정과 수용, 냉철한 정신을 강조한다. 가식없는 삶을 살며,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주변의 감언이설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자제력을 유지하라고 한다.
특별대우를 바라지 말고, 우쭐대지 말라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진리다. 자제력과 냉철함은 우리의 성공에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추와 같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자신이 이 책을 쓴 이유로, 자신이 지혜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뭔가 남을 가르칠 정도로 지혜를 얻어서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의 결정적인 전환점에 설 때마다 이런 책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썼다고 말한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과 에고보다 더 높은 가치에 자기 목표를 두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남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특별함에 매몰되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덜 휘둘리는 삶을 사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다.
에고라는 적 -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식 옮김,
흐름출판,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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