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대표들과 환담하는 윤상 감독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음악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이 31일 오후 평양국제공항에 도착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측 인사들과 환담을 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평양=연합뉴스) 평양공연공동취재단 이웅 기자
"서현이 '푸른 버드나무'를 부를 때 이분들 손이 다 올라가는데…….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방북 예술단을 이끄는 윤상 음악감독은 지난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단독공연 때 2층 관람석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두어 좌석 떨어져서 공연을 관람해 김 위원장은 물론 북측 관람객들의 반응을 가까이에서 생생히 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윤 감독은 2일 밤 방북단의 숙소인 고려호텔 2층에 마련된 기자실로 찾아와 로비에서 즉석 인터뷰를 했다.
그는 "특히 우리 가수들이 북측 노래를 부를 때 객석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공연 레퍼토리에 북측 노래를 더 많이 포함시켰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우리가 준비를 더 할 걸(하고 생각했어요)……. 북측 곡을 할 때 온도가 확 달라졌어요."윤 감독은 공연 말미에 출연진이 '다시 만나요', '우리의 소원'을 합창할 때 북측 관람객들이 경계를 푸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무슨 공연을 하든 무대 전체를 총괄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북측 관객들의 마음을 사전에 더 깊이 읽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의미였다.
공연 내내 적극적으로 호응하던 김 위원장도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윤 감독은 "노래 한 곡 끝날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
그리고 특히 윤도현이 부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재미있어 했다고 전했다.
"'이거 어떤 편곡이냐, 듣던 거랑 다르다. 북측에서도 좋아하는 곡'이라고 공연 관람 중에 (김정은 위원장이) 얘기를 해서 YB밴드가 특별히 편곡했다고 했어요."출연진과 관련해서는 사회를 본 서현과 조용필이 감기가 심하게 걸린 듯했는데 우려와 달리 공연을 잘 소화했다고 털어놨다.
윤 감독은 "어제(1일) 무대에서는 전혀 그런 걸 못 느낄 만큼 열창을 해주셨고, 서현씨도 무대에 올라가선 끝날 때까지 담대하고 자연스럽게 말도 잘하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단연 화제가 된 레드벨벳에 대해선 "세계 10개국 이상 차트에서 난리가 난 친구들이 (북한에) 오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돌 가수가 많이 왔으면 좋았을 테지만 북측에서 우려의 눈빛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며 "가장 젊은 제너레이션(세대)을 소개하는 역할을 레드벨벳이 훌륭하게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