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율 추이 (송수인 조교 제공)
송수인
문제의 답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에 있다. 후보단일화가 다수결제에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이다. 주목할 부분은 단일화 시점 전후이다. 후보단일화 시점 전후로 이회창 후보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로 1위가 바뀐다. 노무현 당시 후보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25.4%에서 43.5%로 껑충 뛴다. 지지율의 급격한 상승은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 상당부분이 더해진 것으로 후보단일화 전략이 유효했다고 볼 수 있다.
16대 대선 이전에도 후보단일화 전략을 살펴볼 수 있다. 1992년 문민정부부터 지금까지 총 6회의 대선에서 최소 4회 이상(1997, 2002, 2007, 2012년) 대선 후보들 간의 단일화가 있었다."
- 후보 단일화를 하자마자 지지율 순위가 왜 바뀌었을까?"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수결 제도의 특징과 관련 있다. 다수결 제도의 유권자는 고민한다. '내 표가 사표가 되면 어쩌지?', 'A후보가 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C후보 대신 2등을 지지해줘야 되는 거 아닐까?' 대선 후보들도 마찬가지 고민을 한다. 자신을 지지하는 표가 사표가 되지 않길 바라며, 소위 진보든 보수든 같은 진영에서 표가 분산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럴 때 후보들끼리 단일화를 해주면 유권자의 고민을 없애주고 동시에 지지율 상승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올 초 게재 확정된 제 논문에서는 선거제도에 따른 후보 단일화 전략에 대해서 게임이론을 이용하여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 다수결제가 아닌 결선투표제에서는 어떤가? 요즘 문 대통령의 3차 개헌안이나 박영선·우상호 의원 등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결선투표가 언급되고 있는데"처음에 제시했던 문제로 돌아가 A, B, C 세 명의 후보가 이번에는 결선투표제로 경합한다 하자. 먼저, 결선투표제 하에서는 1라운드에서 50%의 득표를 얻는다면 당선이 확정된다. 1위인 A후보가 44%이므로 1라운드에서는 당선확정이 되지 않고 결선투표로 넘어간다. 대상은 1라운드의 1, 2위인 A와 B이다.
이때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C후보의 지지자는 누구를 뽑을까? 많은 경우 A보다는 정책적 유사성이 있는 B를 더 지지할 것이다. C의 지지율이 자연스럽게 B에 흡수된 것이다. 결국 결선투표제 2라운드에서는 다수결제에서 후보단일화를 한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나게 되어 단일화 전략 유인이 사라진다. 이것 역시 제 논문에 수학적으로 명확하게 설명되었다."
신생국은 다수결로 시작, 세계적인 추세는 결선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