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그림
도미솔
그림책 <서로 바꿔요!>(스티브 라이트/허은미 옮김, 도미솔, 2016)에는 두 사람이 나옵니다. 배가 낡아 더는 바다를 가로지르지 못하겠다고 여기는 쓸쓸한 아저씨가 나오고, 한쪽 다리가 없어 나무를 대고 다니는 아이가 나옵니다.
선장이던 아저씨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노라 여깁니다. 나무다리를 한 아이는 쓸쓸한 아저씨를 북돋아 주고 싶지만 뾰족한 길이 없습니다. 이러다가 아저씨 옷에서 단추가 하나 떨어지고, 아저씨는 단추마저 잃을까 봐 허둥지둥입니다.
아저씨 옷에서 떨어진 단추를 주운 아이는 뭔가 한 가지를 새롭게 생각해 냅니다. 이 단추를 바꾸어 보자고 생각하지요. 우리 손에는 낡아서 주저앉으려는 배 한 척만 있다지만, 이 단추를 바라는 이웃한테 주면서, 우리도 무언가 받아 보자고, "서로 바꾸기"를 해 보자고 생각합니다.
단추 한 개가…….
좋은 생각이 하나.
서로 바꿔요! (5∼6쪽)
단추 하나로 낡은 잔을 바꾸기로 합니다. 낡은 잔으로 밧줄을 바꿉니다. 밧줄로 노를 바꿉니다. 노로 또 다른 살림을 바꾸고... 이렇게 바꾸고 또 바꾸면서 어느새 낡은 배를 손질할 만한 살림을 얻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말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요? 단추 하나랑 낡은 잔을 셋 바꾸어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날까요? 믿거나 말거나일 수 있습니다만, 단추를 바라는데 단추가 없는 사람이라면, 낡은 잔 셋쯤 얼마든지 내줄 만하리라 생각해요. 우리가 보기에 낡은 잔이어도 '낡았어도 값어치가 있는 잔'으로 여기는 이가 있다면, 이 낡은 잔으로도 밧줄을 바꿀 수 있을 테고요.
꼭 돈값에 맞추어 바꿀 수 있지는 않다고 느껴요. 바라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쓰임새가 있는 곳에 갈 수 있어야지 싶어요. 무엇보다도 주눅이 들지 말아야지 싶습니다. 아무리 낡아빠진 배라 하더라도, 배가 있으면, 어떻게든 이 낡아빠진 배를 손질해서 다시 바다로 나아갈 길을 찾아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