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기소에 맞춰 페이스북에 내놓은 입장문.
이명박 페북 갈무리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술 더 뜬다.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직권남용 등 16개의 범죄혐의를 적시해 검찰이 구속기소하자 입장문을 내놨다. 그는 입장문에서 검찰의 수사결과를 '가공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놓고 진행한 초법적 신상털기와 짜맞추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중형을 선고받아 옥살이까지 하고 나온 뒤에도 자신이 죄를 부인하는 전직 대통령도 있다. 전두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자신이 펴낸 회고록에서 '5.18은 북한의 조종으로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자 반란'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30년 넘도록 계속되는 부인이다.
왜 전직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범죄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걸까. 보통 사람들의 경우 증언과 진술,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면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눈물로 용서를 빈다. 그래야 정상참작이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다. 빼도박도 못할 증거들이 쏟아져 나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고는 깡그리 부인하기 어렵다. 어차피 중형이 선고될 수밖에 없다면, 범죄혐의를 인정한다고 해도 형량이 대폭 줄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버텨보자. 그러다 보면 '믿는 구석'이 현실화될 기회가 오지 않겠나. 아마도 이런 생각 때문에 엄청난 배짱을 부리는 것은 아닐는지.
어떤 무기징역수의 옥살이 '고작 750일''믿는 구석'이 뭘까. 특별사면이 그것일 수 있다. 전두환은 1995년 12월 3일 구속된다. 1심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됐지만, 대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한 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97년 12월 22일 사면을 받았다. 구속된 지 불과 750일 만이다. 전두환이 옥살이를 한 기간은 고작 2년 남짓이었다. 전두환과 같은 혐의로 구속됐던 노태우 역시 766일 만에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