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혼 데 마이포(Cajon de Maipo)의 예소 댐에서(Embalse el Yeso)에카혼 데 마이포(이하 마이포 협곡)은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도시 생활에 지친 현지인들이 '힐링' 을 위해 자주 찾는 인기 당일치기 여행지이다. 근교에 와이너리, 온천, 맛집 등이 위치해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미식 여행도 가능하다.
송승희
눈부신 풍광, 이런 거구나
차에서 한참 전부터 봐온 풍경이다. 장관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풀 스크린'을 내 두 눈으로 확인하니 차원이 다르다. 와- 라고 탄성을 내지르고 싶지만 목구멍 어딘가에서 꽉 막혀버린 듯했다. 지금 내 눈앞에는 윈도우 기본 바탕화면이 보인다. 아니, 그 정도로 비현실적인 자연 풍광이 떡 버티고 있는 것이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눈이 시릴 듯 푸른 강가, 주변을 온통 에워싼 돌산맥, 거기다 화룡점정으로 그 꼭대기에 팥빙수의 연유처럼 살포시 엊어진 눈자락까지.
다니가 멍하니 있던 내 팔을 툭 치며 말을 건다.
"어때?""최고야. 한 번도, 단 한 번도 이런걸 본적이 없어.""네가 좋아할 줄 알았어."이 시원스런 장관은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차에 올라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이 산에 우리뿐인줄말 알았더니 대가족인지 한무리의 관광객인지 탁자까지 펴놓고 탁 트인 풍경과 와인을 같이 즐기고 있다. 고도가 높아서 평소보다 빨리 취기가 오르는 탓에 몇몇은 벌써 얼굴이 벌겋다. 그나저나 신이 공들여 창조했을 이 경치와 신의 물방울을 같이 즐기는 기분을 도대체 어떨까. 갑자기 궁금하기도하고 저들이 부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