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비닐봉투봉투 아래쪽에 이렇게 씌여 있다. “이 봉투는 환경보전 및 자원절약을 위하여 유상판매하며, 구입하신 곳에 되가져오시면 환불하여 드립니다.”
김찬곤
편의점에서는 보통 비닐봉투 값으로 20원을 받고 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생은 이놈의 봉투 때문에 손님들에게 늘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 "옆 편의점은 안 받던데?" "야, 너는 주머니에 십 원짜리 키우냐?" "이렇게 많이 샀는데 봉투 값을 달라고?" 이럴 때는 기어이 받아내든지, 아니면 안 받든지 빨리 결정해야 한다.
술 취한 손님에게는 친절해야 하고, 상품도 재빨리 봉투에 담아야 한다. 조금만 더디게 담으면 갑자기 돌변하기 때문이다. 또 작은 봉투에 담다가 다 담을 수 없어 다시 큰 봉투에 옮겨 담아도 안 된다. "야, 너 이 일 한 지 얼마나 됐냐?" "척 보면 모르겠냐? 술 마신 나도 알겠다 이놈아." 그래서 웬만하면 큰 봉투가 좋다. 봉투가 헐렁해도 괜찮다. 욕먹는 것보다는 이편이 훨 나으니까. 이런 사람들은 손님이 아니라 '손놈'이고 상진(진상)이 아빠다.
빼빼로데이나 크리스마스 행사 때는 따뜻하게 입고 나가야 한다. 편의점 문을 활짝 열어 놓고 행사를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식사 때 손님이 잇따라 들어와 퉁퉁 불은 라면을 먹어야 하고, 제때 화장실을 못 갈 때가 있어도 편의점은 술집이나 음식점, 치킨집이나 피시방보다는 일 강도가 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