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행동, 미국의 맞장구... 북미정상회담에 청신호?

트럼프, 13일 트위터에 '북에 감사' 표현... 폼페이오도 '협력' 언급

등록 2018.05.13 14:32수정 2018.05.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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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핵실험장 폐기를 환영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갈무리.
북한 핵실험장 폐기를 환영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갈무리.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계정

한국계 미국인 억류자 미국 송환, 폼페이오의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언급, 트럼프의 '(북한에) 고맙다'는 트위터까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면, 미국은 이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반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달 6.12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의 사전 상호신뢰 조치가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을 불신하는 미국 내 시선을 의식한 북한이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사전 조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북에 고마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행동을 취할 때마다 이를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북한이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비와 연구 인력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하고서도 그랬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이 6월 12일 큰 정상회담에 앞서 이번 달에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라며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북한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11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직후 진행한 공동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북한에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제재 해제와 경제적 지원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앞서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억류자 3명을 풀어줬다.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과 미국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 전문가들은 양국이 '긍정적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 내 여론 설득과정"

김정은 위원장-폼페이오 장관 밝은 표정으로 악수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폼페이오 장관 밝은 표정으로 악수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10일 보도했다.연합뉴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3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미국 내 북한에 대한 과도한 불신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북미가 오랫동안 적대관계였던 만큼 민주당을 비롯한 언론과 공화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촉을 두고 비판적 시각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조 위원은 "현재 북한의 조치는 어떤 대가에 의한 게 아니라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라면서 "북이 신뢰 회복에 노력하면 미국은 말로 맞장구치며 이를 뒷받침해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북미 정상회담의 여론 조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억류자 석방에 아무런 금전적 대가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인디애나주 정치 유세장에서 "지난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을 데려오는 데 현금으로 18억 달러를 썼다"라며 자신은 인도주의적으로 억류자들을 석방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평가한 말이 미국 의회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 위원은 "미국이 북의 체제를 보장하려면 미국 의회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정식 수교를 맺으려면 의회의 3분의 2, 상원의원의 지지가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북미정상회담 성공 가능성 높아"

북한 역시 미국 내 상황을 이해하고 선제적 행동 조치를 취한다는 해석도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미국은 비핵화가 완전히 이루어질 때까지는 대북제재를 풀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라며 "북한도 이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좋은 합의를 위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먼저 사전협력 조처를 한다는 분석이다.

백 위원은 "북한이 미국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기술적인 부분, 비핵화 문제에서 먼저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을 자발적으로 과감하게 하고 있다"라며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예상했다.

한편, 정부도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환영하며 북미정상회담에 기대를 드러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는) 남북정상회담 때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북미) 두 나라 지도자 사이에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북한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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