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득의 3% 무역으로... 비핵화하면 경제 이익 늘어"

[분석] 한국은행, 20년치 통계연구 "대북제재 이후 중 수출도 줄어... 개방 유인해야"

등록 2018.05.14 16:12수정 2018.05.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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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지난 20년 동안 북한이 벌어들인 돈 가운데 약 3% 정도는 다른 나라와의 무역을 통해 얻은 것으로 추정됐다. 비핵화 등으로 북한 경제가 더 개방되면 이익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한국은행은 '북한경제의 대외개방에 따른 경제적 후생 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설명했다. 정혁 서울대 교수 등은 이번 연구에서 1996~2016년 동안 북한이 매년 벌어들인 돈 가운데 평균 3.6~4.5% 가량은 무역을 통해 얻은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무역이익은 1996년 2.7~3.8% 수준에서 2008년 4.0~6.8% 수준으로 오른 뒤 2016년 4.1~4.5% 가량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인 2012~2016년 동안 무역이익은 실질국민소득의 5.1~5.2%로 추정돼, 분석기간 평균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북한이 다른 나라와 교역을 아예 하지 않는 폐쇄경제가 아닌 부분 개방경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봤는데, 주요 교역국은 중국, 일본, 남한 등이라고 설명했다.

완전한 폐쇄경제로 돌아가면 북한 소득 3% 줄어..."북한에 큰 타격"

이날 발표에 나선 최지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미국의 무역이익은 실질국민소득의 1.4%였는데, 북한은 3.6~4.5% 수준으로 미국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이는 완전폐쇄경제로 돌아갔을 때 북한의 소득이 3% 가량 떨어진다는 의미인데,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1~2% 수준이어서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대외개방도를 나타내는 수입진입률이 북한의 경우 1996년 13~18% 수준에서 2008년 19~30%로 올랐다가 2016년에는 19~2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2007년 기준 우리나라의 수입진입률은 33.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은 36.6%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팀은 "북한의 제한적인 내부 경제개혁 조치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 주요 교역국의 대북제재가 이어진 것도 북한의 개방확대를 어렵게 한 요인"이라고 했다.

과거 제한적으로 시장거래를 인정했던 북한이 2006년 다시 이를 억제하고, 대외적으로는 일본의 경우 2007년, 남한은 2010년부터 북한과의 교역을 중단했다는 것이 최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대북제재 이후 북한 수출길 90% 막혀... 제재 완화해야 증가"

또 그는 이번 연구에선 2016년까지만 분석했지만 그 이후 대북제재가 시행되면서 북한의 경제가 더욱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유엔(UN) 대북제제로 북한의 수출 90%가 막혔다"며 "북한의 수출 90%가 중국에 대한 것인데, 작년부터 중국 수출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부터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도 하락했는데 대북제재가 지속되면 이보다 더 많이 하락할 것"이라며 "제재를 완화해야 수출, 수입이 증가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처럼 북한이 지난 20년 동안 소득의 3.6~4.5%를 무역으로 벌어들였다는 것은 앞으로 북한이 대외개방형 경제체제로 바꿀 경우 경제적 편익이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날 "비핵화 등이 되면 무역이익 비율이 3.6~4.5%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최 부연구위원은 "그렇다"며 "6.8%까지 올랐던 적도 있어 (그만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보고서는 "이번 연구에선 자본의 축적이나 기술진보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북한이 무역으로 벌어들일 후생의 가장 낮은 값을 추정했는데, 실제 경제적 후생은 이보다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과 전략구상도 북한의 대외개방을 유인할 수 있도록 하는 관점에서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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