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혐오대응전국네트워크14일 발족한 지방선거혐오대응전국네트워크
신지수
청소년 성소수자를 아시나요?
선거는 민주사회의 축제라고도 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과 대안들이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사람들은 그에 대한 의사를 표시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사회적으로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이 시기까지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사회에는 많은 성소수자가 있다. 누군가의 선생님으로, 누군가의 학생으로, 누군가의 동료로, 누군가의 자식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주위도 이미 수많은 성소수자가 존재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그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면, 주변에 있는 많은 성소수자가 차별과 폭력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성적지향이나 성정체성을 숨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소수자 중에서도 청소년 성소수자 같이 더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겨야 한다는 심한 압박에 시달린다. 청소년은 제도적으로 자기결정권을 박탈당한다. 어디 살지, 누구와 살지, 무엇을 할지 결정할 수 없고, 자기의 의지로 돈을 벌 수도 없다. 설사 돈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관리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들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만나 한층 더 강한 폭력으로 작동한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에 시달리지만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가정을 떠날 수 없는 청소년, 폭력을 피해 도망쳤지만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경제권도 행사할 수 없고 감시에 시달려 사회보장제도 바깥의 빈곤층이 되는 청소년의 사례는 정말 흔하다. 최악의 경우 부모에 의해 감금당해 이른바 '전환치료'를 당하는 청소년도 있다.
이런 열악한 청소년 성소수자의 인권 실태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2006년 한국청소년개발원에서 실시한 '청소년 성소수자의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해 보았다고 응답한 청소년 성소수자 응답자는 77.4%에 달하고 같은 조사의 자살시도 비율은 47.4%에 달한다. 47.4%라는 자살시도 비율은 전체 청소년 대상의 조사보다 5배나 높은 결과이다.
뿐만 아니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용역 보고서인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성소수자 응답자의 98%는 학교에서 교사나 학생으로부터 혐오표현을 접했다고 답변했고, 54%의 응답자는 자신의 성별 정체성이 알려진 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변했으며, 19%의 응답자는 학교에 동성교제 금지 규칙이 있다고 답했다.
SNS를 통해 '성소수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적어 내라'는 교내 성소수자 색출시도가 고발된 적이 있는데, 이러한 색출시도도 응답자의 4.5%는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초중등교육법에서 '학교의 설립자·경영자와 학교의 장은 「헌법」 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공간이 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공격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정치인들, 심지어는 일부 교육자들은 오히려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더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