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판사들 "'사법농단', 성역 없는 수사로 진상규명하자"

중앙 단독·가정법원 입 모아 '수사 촉구'... 배석·부장판사들은 논의 중

등록 2018.06.04 18:17수정 2018.06.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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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신의 자택 인근에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박근혜 청와대와)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신의 자택 인근에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박근혜 청와대와)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이희훈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을 두고 일선 판사들이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한다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 내외부 의견을 종합해 형사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수사를 향한 내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4일 오전부터 단독·배석·부장으로 나눠 직급별 판사 회의를 시작했다.

단독판사들이 먼저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재판 독립과 법관 독립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점에 대하여 깊이 우려하고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의엔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 83명 중 50명이 참석했다.

이날 서울가정법원 단독·배석 판사 28명 중 20명도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라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아래 특조단)이 조사한 미공개 파일 원문을 공개하라는 요구도 있었다.

인천지법도 단독판사 회의를 통해 "모든 의혹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수사의뢰 등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의정부지법부터 시작... 법원 안팎 목소리 계속 이어질 것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판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5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의 모습.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원행정처가 대법원 판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5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의 모습.이희훈

중앙지법 부장판사들과 배석판사들은 휴정을 거쳐 의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회의는 오는 5일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다. 서울회생법원도 같은 날 오후 2시 법원장 주재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지난 25일, 특조단은 양승태 대법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KTX 승무원 해고 사건 등 박근혜 정부의 관심 사건 재판 결과를 사법부 숙원 사업과 맞바꾸려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내부 징계로 그치려던 법원은 비난 여론이 커지자 법원 안팎 목소리를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수사를 촉구하는 일선 판사들의 목소리는 지난 1일, 의정부지법 판사 회의부터 시작됐다. 전국 법원 가운데 이 사안으로 처음 판사 회의를 연 의정부지법 판사들은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김 대법원장은 5일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에서 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진 뒤 재판거래 의혹 사태에 대한 법원 외부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재판거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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