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자유무역지역 부근 교통공원 사거리
조종안
지난 9일(토) 지엠 군산공장이 위치한 군산 자유무역지역(오식도동)을 찾았다. 오식도동으로 향하는 도로가 황량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각종 트레일러와 승용차를 가득 실은 특장차가 질주해야 할 도로가 텅 빈 활주로를 연상시킨다. 씨줄처럼 복잡하게 엉킨 전깃줄은 상심이 큰 군산 시민의 마음을, 붉은색 신호등은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를 반영하는 듯하다.
황량하기는 지엠 공장 입구도 마찬가지.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다. 해외 '먹튀 자본'을 규탄하는 궐기대회와 기자회견 등으로 왁자지껄했던 이곳은 시민단체 회원도, 노동자도, 방문객도 사람의 발길이 모두 끊긴 상태다. 경비실 옆 넓은 주차장도 관객이 모두 빠져나간 야구장처럼 썰렁하다. 주변 그 어디에서도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 지엠 군산공장 역사는 1997년 4월 21일, 당시 고건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진 대우자동차에서 시작됐다. 당시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자동화 설비와 생산관리 시스템을 갖춘 대우자동차는 대지 106만 평에 승용차공장(연산 30만 대)과 대형 상용차공장(연산 2만 대) 외에 주행시험장, 수출전용부두, 대형 출고장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지역민들에게 기대와 희망을 가득 안겨주며 출발한 대우자동차는 3년 후 부도로 무너졌고,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자동차가 2002년 인수한다. 오늘의 '한국 지엠'이다. 그 후 지엠은 법인세, 소득세 면제 등 온갖 특혜 속에 성장해왔다. 내수 부진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시민이 지엠차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자기 일처럼 도왔다. 그러나 지엠은 시민의 마음을 저버린 채 군산을 떠났다.
지엠 차 애용 운동 펼쳤으나 돌아온 건 배신